빈뇨·잔뇨·혈뇨 등 회음부 중압감
다른 장기 전이땐 사망위험 높아

전립선암을 수술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전립선암을 수술하는 모습.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전립선은 직장 앞쪽에 위치한 남성 생식기관이다. 방광 앞에 있는 밤톨 만한 크기의 기관인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암은 다른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보다는 비교적 완치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병기가 말기에 이르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사망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서양에서 주로 발병하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남성암 발병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점점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립선암에 대해 김진범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환경적 요인 크고 50대부터 급격히 증가=전립선암의 발생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종이나 종족, 유전적인 요인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또 환경적인 면과 크게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발병률이 50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약 9% 정도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 환자와 형제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하여 전립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3배 정도 높다. 또한 가계 내에 전립선암 환자의 수가 많을수록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도 커진다.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가계에 비해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8배 정도 높다.

전립선암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며 특히 50세 이후에 발생률 및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조직학적 및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은 다른 어떤 암보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속히 증가한다. 따라서 향후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전립선암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인종간의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의 차이는 매우 뚜렷하다. 이러한 차이는 환경적 인자와 내인성 인자로 설명된다. 전립선암 발생률은 동양인이 가장 낮고 스칸디나비아인이 가장 높다.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은 백인보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약 30% 가량 높다. 일반적으로 흑인은 진단 당시 병기가 높고, 동일 병기의 백인보다 생존율이 낮다.

전립선은 안드로겐(androgen)이라는 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장기다. 정상 전립선 상피세포와 초기 전립선암 세포의 증식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촉진된다. 쥐를 발암물질에 단기간 노출시킨 뒤 전립선암 발생율과 발암물질에 노출시킨 뒤, 장기적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한 군에서 전립선암의 발생율을 비교하면 후자가 전립선암의 발생율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 실험의 결과와는 달리 인체에서 성호르몬이 전립선암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 실험실 연구에 의하면 동물성 지방은 인체 전립선암 세포주의 증식을 촉진하고 식물성 지방은 억제하며, 생선 기름은 실험동물에서 인체전립선암세포주의 증식을 억제한다. 현재까지의 많은 연구 결과는 칼슘의 과량 섭취가 전립선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비록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혈중 칼슘 농도가 증가하면 비타민 D의 생산을 감소시켜 전립선 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립선암의 역학 분포의 특징은 적도에 가까운 지역보다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호발 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률은 비타민 D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자외선 조사량에 반비례하며, 비타민 D는 전립선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증식을 억제한다.

◇발전할 수록 생활의 질 크게 떨어뜨려=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전립선암이 확산돼 요도나 주위조직을 압박하거나 침윤하지 않는 한 배뇨곤란, 방광자극 증상 등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이 어느 정도 발전한다면 몇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뇨, 배뇨통, 지연뇨, 배뇨시간 연장, 잔뇨, 세뇨, 혈뇨 등의 증상이 그 예다. 직장이나 회음부에 불쾌감이나 중압감이 생길 수 있다. 만일 골 전이가 진행되면 골의 동통이 일어난다. 요추와 골반 뼈에 골 전이가 일어나면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 좌골 신경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전립선암의 진단은 직장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다. 직장을 통해 손가락으로 만져 볼 수 있는 전립선 주변부에서 시발하는 것이 약 75%이므로 전립선 주변부에서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결이 있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전립선 주변부 이외의 부위, 즉 중앙부와 이행부에 발생하는 25%의 조기암은 손가락 촉진으로 확인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음파검사 및 전립선암에서 분비하는 종양지표 즉, 전립선 특이항원(PSA)을 혈액에서 검사해 전립선암을 진단한다.

◇뒤늦게 진단돼도 포기하지 말아야=전립선암은 암의 진행정도와 조직검사결과, 전립선특이항원 수치, 환자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를 결정한다. 주요 치료법으로는 수술치료와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항암화학치료 등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개복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환자에게 최소 침습적으로 전립선암을 절제하는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

전립선암의 복강경 수술은 좁은 골반 내에 위치한 전립선을 절제하고 혈관과 신경, 괄약근을 보존하면서 암이 있는 전립선을 완전절제한 후 방광과 요도를 다시 연결해주어야 하므로 까다로운 수술이다.

방사선치료는 국소전립선암에서 수술 대신 시행할 수 있고 남아있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서도 실시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호르몬치료를 위주로 하며, 호르몬 치료에 효과가 없으면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너그러운 편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립선암이 뒤늦게 진단 됐을지라도 미리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 전희진 기자

<전립선암 Q&A>

1. 전립선암의 검진연령은 어떻게 될까?

- 일반적으로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한 번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40대부터 매년 한 번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2. 전립선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 음식에 있어서는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되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일정하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통해 적정 범위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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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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