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자활센터의 김정훈 팀장과 바리스타로 변신한 새터민 강명화(가운데), 심금화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지역자활센터의 김정훈 팀장과 바리스타로 변신한 새터민 강명화(가운데), 심금화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새터민에 대한 편견을 씻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이겠습니다."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은 새터민들이 바리스타로 변신, 충남 최초로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천안시 서북구 미라 8길에 위치한 `낭만카페`이다.

낭만카페의 바리스타 두 명 모두는 새터민이다. 강명화(44·여) 씨는 2011년 3월, 심금화(49·여) 씨는 2개월 뒤인 같은 해 5월 탈북했다.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이들은 이웃사촌이자 일터의 동료로 서로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천안시 쌍용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천안지역자활센터(센터장 조응주·이하 천안자활센터)의 유통과 간병 사업단에서 각각 4, 5년간 일했다. 바리스타로 변신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천안자활센터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실시한 `탈북민 자활근로사업 공모`에 탈북민 카페사업단 운영 계획을 제출해 2016년 9월 선정됐다. 근로자 물색에 나선 천안자활센터 관계자들에게 사업단에서 일 처리가 능숙한 강명화씨와 심금화씨 두 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카페사업단 참여 제안에 두 사람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커피`라는 낯선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실력도 키웠다. 학원을 다니며 다양한 커피 메뉴 제조 기술을 익혔다. 한 번의 낙제도 없이 2016년 12월 동시에 자격증을 취득해 어엿한 바리스타가 됐다.

커피색 닮은 유니폼과 앞치마를 갖춰 입고 아담한 카페에서 일하게 된 두 사람은 다른 새터민들의 부러움도 샀다. 강명화씨는 "어떻게 하면 바리스타가 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새터민들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심금화씨는 "카페 운영을 잘 해 새터민 카페가 2호점, 3호점 지역사회에 계속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낭만카페가 시범운영을 거쳐 20일 오픈식을 갖기까지 남북하나재단과 천안시 도움이 컸다. 많은 지원을 받은 만큼 카페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는 지역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하늘꿈오카리나앙상블, 천안시립교향악단 등과 연계해 `하우스콘서트`를 매장에 상시 유치,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 바리스타로 새 출발한 두 사람이 다른 새터민들에게 커피 강습을 실시하는 재능기부 교육도 예정이다. 다른 자활사업단에 조금이라도 보탬되고자 카페 한켠은 식혜, 누룽지과자 등 천안자활센터 사업단 생산 제품들의 전시·판매장으로 꾸몄다.

천안자활센터 김정훈 팀장은 "현재는 카페가 자활사업단에 속했지만 2년 뒤 자활기업으로 정식 창업하는 것이 목표"라며 "새터민들의 자립기반 마련과 탈수급에 하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의 새터민은 1230명으로 이중 천안에 336명이 거주한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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