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본부장. 사진=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제공
김정희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본부장. 사진=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제공
"`OECD 국가 중 인구 10만 명 당 결핵 환자 수 1위`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결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인식들이 아쉽습니다."

제7회 결핵 예방의 날(3월 24일)을 맞아 2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정희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본부장은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결핵은 흔히 `후진국 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증상 발현 시 환자는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고 국가의 체계적 관리가 동반돼야 하는데 후진국에서는 이런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

김 본부장은 "6.25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결핵이 만연했다"며 "경제가 어렵다 보니 먹고 사는데 급급했고, 결핵의 예방이나 치료는 뒷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많은 분들이 잠복결핵을 가지게 됐고, 의료발전 등으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최근에는 노인층에서 결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해 20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내는 결핵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결핵협회는 결핵 예방을 위한 검진과 환자 발생 시 진료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며 가장 힘든 것은 예산 등의 문제가 아니라 결핵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김 본부장은 "사람들에게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더라도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면 결핵 퇴치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핵퇴치 기금 마련을 위해 일반 학교를 방문할 경우 `아직도 이런 걸 파느냐`는 투로 말하는 관계자들도 있다"며 "또 결핵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려 해도 수업이 먼저라며 시간을 내주지 않는 일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결핵퇴치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의 결핵 예방 사업 등을 배우기 위해 동남아나 아프리카 국가 관계자들이 연수 및 교육을 받으러 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결핵 환자를 성공적으로 줄인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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