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조류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를 여름에 찾으면 여름철새라 부르고 겨울에는 겨울철새가 북방으로부터 날아온다.

계절별로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는 모두 266종으로 고니와 기러기, 두루미, 뻐꾸기, 백로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은 이들 철새의 주요 서식지로 가장 인기가 높다. 천수만과 금강하구, 서천 유부도와 장항갯벌 등은 겨울 철새의 월동지로 각광(?)을 받은지 오래다. 특히 천수만 등 충남 도내 철새 서식지에는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붉은어깨도요, 저어새, 황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다양한 멸종위기 철새들이 매년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충남에 철새가 많은 이유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중간기착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철새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파되며 매년 피해가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고개를 든 AI는 전국적으로 올해 현재까지 10개 시·도, 50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이 기간 철새 등 야생조류에 의한 감염은 65건으로 모두 3787만마리가 살처분되거나 매몰됐다.

올해 충남의 AI도 발생 건수와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며 심각성을 더했다. AI가 발병하면 살처분을 하고 감염농가 주변을 차단하며,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전부다. 겨울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나타나는 AI, 근본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철새는 다시 바빠(?)진다. 여기저기 당적을 옮기는 `철새 정치인`이 등장하기 때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이 내달 9일 치러지며 겨울철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던 철새 정치인이 최근 들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신념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권력을 좇기 때문에 선거기간 이동행렬은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철새들의 행보에서 `대의 정치`의 원칙은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국회의원에 치중됐다면 요즘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으로 철새 정치인이 확대되며 유권자들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유권자들이 더욱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