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태풍 앞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유전자 편집기술,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드론(drone·무인항공기),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 팩토리 등으로 대변된다.

이 기술들로 인해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신이 아닌 인간들로서는 이를 예측할 수 없다. 현재는.

그도 그럴 것이 이세돌의 37.5년이 알파고(AlphaGo)에게는 하루이고, 유전자 편집기술로 내가 원하는 아기가 태어날 수 있게 하는 `디자이너 베이비`가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위의 모든 것은 센서로 연결돼 모두 데이터로 축적되고,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는 곧 권력이 될 것이라는 예상 정도는 가능하다. 이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제도 등 모든 것, 모든 영역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 변화의 폭, 깊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테크노포비아(Technophobia·과학기술공포증)에 빠지기도 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 중심에 서 있는 인간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도,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열린 제3회 정부출연연구기관 화합기술한마당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과학기술자를 중심으로 종교, 철학, 윤리, 법제를 다루는 이들이 모여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이 기술을 허용할 것인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규제와 허용을 적절히 해야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교수도 출연연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의 대비를 주문했다.

대덕특구는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전진기지 역할을 했고,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과거 40년의 영광을 대덕특구가 선도했듯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서도 대덕특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급진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이 전 인류에 축복이 될 수 있도록, 대덕특구 출연연이 사람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융합을 일궈내기를 기대한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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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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