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뜻을 가진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20-40대 남성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의 염증으로 인해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 관절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은 물론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지난 2010년에 비해 1.5배 증가한 2만 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최근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관절염`하면 떠오르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유병률 보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대표되는 `척추관절염`의 유병율이 더 높게 보고된 바 있다. 대전바로세움병원 척추센터 노현민 원장으로부터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알아봤다.

◇임상 증상= 강직성 척추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등, 허리 통증으로, 약 70%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강직성 척추염에 의한 등, 허리 통증은 다른 기계적 통증과 구분해 `염증성 등, 허리 통증`이라고 부르는데 40세 미만에서의 발병, 서서히 발병 및 진행, 3개월 이상 지속,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뻣뻣함, 운동이나 활동 등을 하면 호전이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천장관절염이 동반되면 엉치, 허벅지 뒤쪽 통증과 뻣뻣함이 나타난다. 주로 아침에 심한데 운동이나 활동으로 감소되며, 쉬거나 활동하지 않으면 재발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잠을 설치기도 하고 아침에 깬 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한다. 디스크 환자의 방사통처럼 통증이 한 쪽 혹은 양쪽 허벅지, 종아리로 전파되기도 한다.

병의 초기에는 허리 운동의 장애가 없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허리를 앞 뒤,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 병이 더 진행되며 등이 앞으로 구부러지고, 가슴을 좌우로 돌릴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척추관절염이 척추에만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약 40%의 환자에서는 무릎이나 발목, 손목, 팔꿈치 등 말초관절에서의 관절염도 발생한다. 말초 관절염은 보통 좌우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척추, 관절 외 증상으로는 20%의 환자에서 눈에 염증, 포도막염을 일으키며 호흡기능장애와 드물게 대동맥염을 동반하기도 한다.

◇원인= 많은 연구에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가장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장 주요한 유전적 위험인자는 HLA-B27이다. HLA-B27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에서 존재한다.

◇진단= 척추관절염의 국제학회에서는 척추관절염에 대해 기존 진단 기준 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우수한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척추 관절염의 가장 큰 특징은 양쪽 천장관절 및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관절의 염증인데, 전형적인 증상과 함께 이런 변화가 관절 X선 검사에서 발견되면 진단은 확실하다. 병이 초기이거나 약할 때, 관절 X선 검사에서 천장관절의 이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럴 때는 MRI를 촬영이 필요하다. MRI 상에서 급성 염증성 반응이 보인다면 진단적 가치가 있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 뼈들이 위 아래로 서로 붙어서 굳어 버리는데 척추 X선에서는 마치 대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혈액검사는 30%의 환자에서 염증의 정도를 반영하는 수치가 증가하며 유전자 검사상에서 HLA-B27 검사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 척추관절염은 약을 몇 달 먹는다고 해서 완치되는 병은 아니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약물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병의 진행과 합병증을 막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조기에 진단해 빨리 치료할수록 병의 진행을 더 잘 막을 수 있다.

척추관절염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병은 아니지만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질병이며, 비교적 젊은 사람에서 허리나 엉치의 통증이나 뻣뻣함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증상이 심해서 사회 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내버려 둘 경우 척추 강직으로 허리와 등, 목을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 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 대부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며 사회 활동을 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 질병으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생활 속 주의점= 일상생활 속에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척추와 관절이 원하지 않는 자세로 굳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고정기나 코르셋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쓰지 않도록 한다. 잠은 딱딱한 바닥 위에서 몸을 곧게 펴고 자는 것이 좋으며,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엎드려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등뼈와 흉곽을 침범해 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이때 흡연이 이러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특히 수영은 허리, 등을 유연하게 유지하도록 해 주며 동시에 다른 관절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그 외에 자전거 타기, 농구, 배구 등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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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척추와 강직성 척추염 환자 척추의 모식도. 사진=대전바로세움병원 제공
건강한 척추와 강직성 척추염 환자 척추의 모식도. 사진=대전바로세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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