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면접 치밀하게 준비

학생부 전략적 분석 필수

대입 수시 전형이 전체 선발인원의 70%를 넘어섰다. 2018학년도에는 73%, 2019학년도 입시에선 76%의 학생을 수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무려 6번의 지원 기회가 보장된 수시 전형에 대한 고민 없이 정시(수능)에만 올인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보통 `내신성적이 나빠서`, `비교과를 챙기지 못해서`, `수능 망하고 재수 결심하면서 3학년 2학기는 손을 놓아서` ,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실패했는데 다시 지원해봤자 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서` 등의 이유를 늘어 놓는다. 특히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들은 `수시=재학생이 유리한 전형, 정시=N수생이 유리한 전형`이라는 공식을 금과옥조로 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일반고 출신 N수생 가운데는 교과 내신이 좋은데도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해 수시에 실패한 뒤 재수를 통해 합격한 사례가 의외로 많다. 실제로 수시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100% 선발하는 서울대에 지역균형으로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일반전형으로 재도전해 성공한 사례도 있고, 의대 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가 실패한 뒤 학종으로 재도전해 합격한 사례도 많다. 결국 `N수` 기간 동안 얼마나 전략적으로 수시 전형을 분석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학종전형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의미다.

대전 제일학원 박선희 수시전략실장은 "공통 자기소개서 문항 가운데 1-3번 문항은 재학 중 학교생활에 관련된 것이지만 나머지 문항은 지원 동기나 학업계획에 대한 내용으로 N수생도 얼마든지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며 "모의고사 성적(3개 이상)을 기준으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을 가늠하고, 학종 지원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수생 학종 지원, 재학생보다 불리한가?

학종전형에서 `N수생`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N수생이 학종전형을 고려하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학교생활기록부다. 학생부의 교과와 비교과 항목에 대한 평가는 고교 3년을 대상으로 한다. 아무리 N수 생활을 치열하게 했더라도 학생부의 내용을 바꿀 수는 없다. 때문에 중요한 것이 수능 이후다. 대부분 고3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3학년 2학기 교과와 비교과 준비에 소홀해진다. 수시 전형은 재학생의 경우,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가 반영되지만 N수생은 3학년 2학기까지 모든 학년을 평가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학생부`는 두고 두고 N수생의 수시 지원의 걸림돌이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N수생이 학종전형에 유리한 점도 있다. 재학생과 달리 입시경험이 있다는 점과 자소서 실패 분석을 통한 전략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잇점이다. 실패를 통해 본인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서 자신을 최대한 어필하는 반전기회로 삼을 수 있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N수생도 `학종`이라는 기대 밖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단 학종을 선택했다면 먼저 평가의 뿌리가 되는 학생부의 세부 평가 항목을 살펴봐야 한다. 교과와 비교과에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교과 성적과 출결사항은 학습역량과 성실성을 잘 드러내는 항목이다. 원하는 전공과 연결된 자율활동,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자동봉진) 등도 의미 있고, 구체적인 과정으로 서술할 수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학종 N수 성공사례1- "서울대 지균 실패 후 일반전형 합격"

일반고 재학시절 전교 1등을 도맡아 한 A학생은 2016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지역균형에 지원했다가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해 탈락했다. 하지만 재수를 결심했고, 서울대 일반전형에 합격했다. `재수 학종`의 성공사례다. 서울대 수시 입시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지역균형선발`은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특목고 학생은 제외되기 때문에 전국 일반고교의 문·이과 전교 1등 학생들끼리 겨루는 일종의 `제한경쟁`이다. A학생은 지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일반전형으로 서울대에 재도전했다. 이 때 자신의 이력이 담긴 서류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서울대 학종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서울대의 까다로운 수시모집에서 특목·자사고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업을 포함한 교내활동 전반에서 전공목표와의 연계점을 찾아내고, 교과 심화에 도달하는 학문의 성과를 전제로 각종 서류평가와 면접평가의 문턱을 넘었다. 성공비결은 역시 학생부에 있었다. 이미 한 차례 탈락을 안긴 서류인데다 N수생에게는 더 이상 퇴고(推敲)할 수 없는 학생부지만 실패 원인을 찾아 빈틈을 메우고,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자소서와 면접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A학생의 사례는 자신의 학생부를 분석해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과 전형요소에 충실하게 자기소개서를 전략적으로 준비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학종 재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학종 N수 성공사례 2- "3등급 대 내신으로 서울교대 합격"

B학생은 과학중점학교에서 3등급 대의 내신을 기록했지만 재수를 통해 학종(교직인성우수자전형)으로 서울교대에 입학했다. 이 학생은 학생부의 부족한 부분을 자소서로 만회했다. 학교생활 동안 비교과 활동을 잘 했던 점을 백분 활용했다. 교대 지원생들은 보통 1등급 초반대의 `넘사벽` 내신을 갖췄기 때문에 자신을 차별화할 경쟁력으로 교직에 적합한 인적성과 교직관, 준비된 인재로서의 활동 등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B학생은 학종전형에서는 내신 못지않게 학교생활 전반을 보여줄 키워드가 있다고 믿었다. 학생부를 살펴보면서 교과와 비교과를 어떻게 연결할 지를 고민했고, 강조할 것과 놓쳤던 흐름을 자소서와 추천서로 대체했다. 면접도 철저하게 준비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학교 인재상에 맞춰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비교과 활동`을 적극 강조했다. 고교 3년 동안 `교사`의 꿈을 일관되게 유지했고, 상대적으로 내신을 따기 힘든 과학중점학교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교내활동을 경험했는지를 설명했다. 또 초·중학교 시절 경험했던 대학부설 과학영재 수업을 `초등교사에게 요구되는 전 교과를 지도할 수 있는 역량과 융합지식을 갖춘 인재`라는 식으로 풀어냈다. B학생은 인문학 탐구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공자의 `인(仁)` 사상을 배웠고, 공부를 통해 `배워서 남 주자`라는 공동체적 가치관을 키울 수 있었으며 `인(仁)을 완성하는 사람이 교사`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자신의 확고한 교직관을 보여줬다. 학교를 꿈을 그리는 공장으로 비유한 것도 입학사정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박선희 실장은 "교대는 수시모집을 교과와 종합으로 선발하는데 내신 합격 커트라인 1등급 대의 최상위권 학생들이 촘촘하게 몰려있어 일단 1차 서류전형을 통과했더라도 면접의 영향력이 크다"며 "N수생들은 한 번 실패한 경험을 통해 재학생 보다 면접이나 자소서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만큼 집중적인 준비과정을 통해 학종전형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훈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