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말까지 수학진도 끝내고 `무한반복` 하라

최근 대입 수능 자연계열 수학(가형)의 출제 경향이 난이도를 높이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온라인교육 넘버 1 업체인 이투스(ETOOS)는 지난 10일 대전 우송예술회관에서 개최한 `전국 순회 자연계 완전정복 설명회`에서 2016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 컷이 96점, 2등급 컷이 92점, 3등급 컷이 88점이었는데,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각각 92점, 88점, 83점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도 한 두 문제 정도 어렵게 출제됐다는 의미다.

수학 과목 설명회에 나선 신승범 강사(이투스 온라인사업본부 사장)은 "2016년 3월 서울시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모의고사에서 1등급은 89점, 2등급은 78점, 3등급은 65점이 하한선이었는데 2017년 3월에는 각각 84점, 76점, 65점으로 조사됐다"며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난이도에 영향이 없었지만 1등급 학생들에게는 2문제 이상이 어려웠고, 실제 수능에서도 조금 더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30개 문항이 모두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수학 출제 흐름을 잘 파악하고, 고1 때 부터 학습 포인트를 제대로 정해 공부할 것을 조언했다.

◇난이도 높지만 대부분은 전국 정답률 50% 넘어

수능 수학이 문제의 난이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모든 문제가 다 어렵지는 않다. 2016학년도 수능과 2017학년도 수능을 비교할 때, 1-4등급의 등급컷은 4점 정도 떨어지고, 5-8등급은 약간 올라가거나 거의 같았다. 이는 어려운 문제가 한 두 개 더 출제됐고, 나머지 문제의 난이도는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7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가형은 `확률과 통계(9문항)`, `미적분Ⅱ(12문항)`, `기하와 벡터(9문항)` 등이 출제됐는데 26개 문항에서 전국 정답률이 50%가 넘었다. 정답률이 20-50%인 문항은 순열과 조합(27번) 37%, 적분법(21번) 37% 등 두 문제였고, 정답률 20% 미만의 고난도 문제는 미분법(30번) 0.7%, 공간도형과 공간벡터(29번) 13% 등으로 조사됐다. 결국 쉬운 문제가 절대 다수였다는 분석이다.

◇25대 5의 법칙으로 공부해야

신승범 강사는 "9월 모의평가에서 88점을 받은 학생과 수능에서 83점을 받은 학생의 전국석차는 둘 다 3등급 컷으로 비슷했다"며 "수능 시험은 상대평가여서 자신의 원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 위치가 중요하고, 고난도 문제에 대비하는 학습 요령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대 5의 법칙`을 강조했다. 간단히 말해서 쉽게 출제되는 25문항은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 시간을 줄이고, 줄인 시간을 어려운 문제 5개를 풀 때 충분히 쓰라는 것이다. 우선 쉽게 출제되는 문제는 `기출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고난도 문제는 기출문제와 유사성이 덜하다. 생소하고, 풀이과정이 길며, 여러 가지 개념이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특징이 있다. 지난 2017학년도 수능에서 30번 문항은 분수함수의 미분법에 대한 문제였다. 지금까지 전혀 출제되지 않았던 함수 스타일이다. 결국 고난도 문제는 기출문제와 유사하지 않기 때문에 고난도 문제인 것이다. 고3 수험생이라면 하루 1시간은 반드시 난이도 높은 문제를 `해설지 없이` 푸는 연습을 하고, 출제 의도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전략인 셈이다.

◇고2 이과생들의 수학 학습 포인트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라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수학 진도를 2학년까지 모두 끝내지 않고, `기하와 벡터` 또는 `확률과 통계`를 고3 때 시작한다. 이래서는 재수생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수능 수학은 시간 싸움이다. 고2 이과생이라면 연말까지 모든 진도를 마치고, 무한 반복하는 것이 최고의 학습 포인트다.

모의고사의 범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2 모의고사의 범위는 6월(수학Ⅱ 전범위, 미적분Ⅰ 함수의 극한과 연속까지), 9월(수학Ⅱ 전범위, 미적분Ⅰ 전범위), 11월(수학Ⅱ 포함 안 됨, 미적분Ⅰ 전범위, 미적분Ⅱ 삼각함수까지)처럼 수능의 직접적인 시험범위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여름방학 동안 9월 모의고사를 목표로 수학Ⅱ와 미적분Ⅰ을 최종 정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고1 이과 지망생들의 학습 포인트

이과 지망생들의 최대 고민은 `선행`이다. 학교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 때문에 수학 진도가 3-4년 전보다 느린 게 현실이다. 선행학습을 많이 해 두지 않았다고 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늦은 진도다. 많은 학교들이 고2 말까지도 수학 진도를 마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불안하다. 더구나 최근 들어 학생부중심전형이 대세가 되면서 학교 내신 시험을 무시하고, 수능 준비에만 올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이과 지망생 스스로 학교 진도를 기준으로 1학기 정도의 예습을 하고, 예습의 로드맵은 고2 말까지 이과 수학의 모든 범위를 마치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최근 수능 분위기가 선행학습보다는 심화학습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시험의 난이도가 쉬우면 반복 학습을 많이 한 학생이 유리하지만, 난이도가 높아지면 깊이 있게 고민한 학생이 유리해 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또 고1 학생들은 영어 절대평가 세대다. 이과 지망생이라도 영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영어 절대평가에서는 국어와 수학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만큼 영역별 균형있는 공부법이 중요하다.

권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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