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잡고 성적 쑥쑥~

매년 여름만 되면 전전긍긍(戰戰兢兢)하는 학생들이 있다. 아토피 때문이다. 아토피는 가려움이 주요 증상이며 집중력 저하를 부르는 피부 질환이다. 아토피(atopy)는 `부적절한` 혹은 `기묘한` 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다. 병명처럼 발병 원인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임상 증상도 피부 건조증, 습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 원인이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될 수 없다.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 반응 및 피부 보호막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진다.

현대 의학에서 아토피를 판별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다. 주 진단기준 가운데 적어도 2개 이상, 보조 진단 기준 가운데 4가지 이상이면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한다.

1) 주진단 기준

- 소양증(가려움증)

- 특징적인 피부염의 모양 및 부위

- 2세 미만의 환자: 얼굴, 몸통, 팔다리 바깥 펼쳐진 부위의 습진

- 2세 이상의 환자: 얼굴, 목, 사지 안쪽 접힌 부위의 습진-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의 개인 및 가족력

2) 보조 진단 기준

- 피부건조증

- 백색 비강진(백버짐, 원형 또는 타원형의 인설성 저색소성 반점이 얼굴이나 목 어깨 등에 발생)

- 눈 주위의 습진성 병변 혹은 색소침착

- 귀 주위의 습진성 병변

- 구순염(입술 가려움증, 건조, 균열, 부종, 딱지가 생기고 양쪽 입술 끝 부위가 짓무르며 갈색 침착이 생김)

- 손, 발의 비특이적 습진

- 두피 비듬

- 모공 주위 피부의 두드러짐

- 유두 습진

- 땀을 흘릴 경우의 소양증(가려움증)

- 백색 피부묘기증(긁으면 하얗게 변함)

- 피부단자시험 양성반응

- 혈청 면역글로불린 E(IgE)의 증가

- 피부 감염의 증가

한의학에서는 위에 언급한 원인 외에도 체질적인 문제와 인체 내부 장기의 부조화를 꼽는다. 피부는 내 몸을 반영하는 거울로 표리상응(表裏相應)하기 때문에 피부의 이상은 곧 몸 속 이상을 뜻하기 때문이다. 몸 안의 장기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순환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노폐물 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특정 부위에 열이 축적되는데 이런 상황을 한의학에서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의 아토피 피부염은 내부 장기의 문제로 인해 피부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는 복합적인 면역질환인 셈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임기응변(臨機應變)식 대증치료가 아닌 몸 안의 문제를 바로잡는 근본적인 아토피 치료법을 사용한다. 주로 폐와 위, 간, 신장에서 문제를 찾아 치료한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한의학에서의 장기는 해부학적인 장기로서 폐, 위, 간, 신장이 아니라 한의학에서 구분한 기능적 단위의 폐, 위, 간, 신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폐는 코, 피부, 털, 면역력, 기력, 발성 등등을 나타낸다. 따라서 폐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내부의 열이 발생한다면 폐의 기능적 단위에 열이 발생하고, 코에 열이 쌓이면 비염, 피부에 열이 쌓이면 소양증, 아토피, 면역력 이상, 기력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한의학적 장부생리에 맞춰 내 몸 안의 부조화를 찾고, 이를 해결해 피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방법이 `한방 아토피 진료`의 핵심이다. 한 때 아토피 피부염 관리 지침으로 운동을 하지 말 것(땀 흘리지 말 것), 너무 자주 씻지 말 것, 알러지 유발 음식이나 유발 의심 음식의 섭취는 금할 것이 기준이 됐던 적이 있다. 물론 현재도 그렇게 하는 분들이 있다. 일견으로 땀을 내지 않고, 알러지 유발 인자를 멀리 한다면 아토피는 호전 될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의 기본상식으로 판단해보면 땀 흘리지 않고, 편식을 하며 씻는 것을 멀리 한다면 이것은 격화소양(隔靴搔痒)일 뿐 건강의 지침이 될 수 없다.

내 몸 안에서 발생한 질병의 원인을 찾고, 문제점을 해결하면 피부의 문제는 자연히 낫게 된다. 몸 전체의 균형을 되찾아 몸 일부의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은 아토피 피부염 뿐 만이 아닌 한의학 치료의 기본 관점이다. 대증적인 치료방법을 쫓으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보다는 한의원에 방문해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자성어 뜻풀이>

전전긍긍(戰戰兢兢:두려워 벌벌떨며 조심함)

오리무중(五里霧中:방향이나 갈피를 잡을수 없음)

표리상응(表裏相應:안팎이 서로 응함)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소통되면 아프지 않고 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픔)

임기응변(臨機應變:그때그때 형편에 맞추어 처리함)

일석이조(一石二鳥:한번에 두가지를 얻음)

격화소양(隔靴搔痒: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성에 차지 않음)

연합벼리한의원(byurihani.modoo.at) 원장(카카오톡 상담 아이디 365han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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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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