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이 오늘 열린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북한 핵의 위협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이에 대한 양국 공조방안을 마련하고 전통적 혈맹관계를 재확인해야 한다는 기대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어느 때 보다 관심을 모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한미 무역불균형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회담의 의제에선 한 발 비켜갔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도 관심사 중의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는 상당히 냉각되고 불신의 골도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북핵에 대한 미국의 위기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이 점차 개선돼 미국 본토까지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조야를 불문하고 대북 강경기류가 형성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북한의 동향을 체크하는 지경이라고도 한다. 북한에 억류당했다 풀려난 미국의 대학생이 사망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한국의 사드 배치 철회여부에 대한 논란 지속으로 불신이 커졌다. 때문에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불신을 제거하고 혈맹으로서의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양국의 무역불균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방미단에 기업인들을 대거 동반했고, 미국 현지에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이나 한미 FTA 재협상 등의 문제가 돌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과 미국의 그것이 다르고, 중국과 간극을 좁히려는 우리의 시도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엄존한다. 국제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라는 난해한 인물을 상대로 여러 변수를 염두에 두겠지만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전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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