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요소가 된 지 오래됐다. 샌드위치 등 여러 가지 패스트푸드가 있지만 대표적인 게 햄버거이다. 햄버거는 미국인들의 상징처럼 여겨져 미국이 기원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시초는 아시아의 몽골족이라는 게 정설이다. 기마 민족인 몽골족은 먼 길을 떠날 때 식량으로 날고기를 말과 말안장 사이에 넣어 깔고 앉아 다니다, 고기가 다져져 부드러워지면 양념을 가미해 먹었던 것이 시초이다.

그러다 17세기경 독일의 함부르크 상인들이 이런 요리법을 도입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고기를 구워서 야채와 같이 먹었던 것을 19세기경 독일인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서 먹도록 개발된 것이 지금의 햄버거이다. 미국인 200명은 매초 1개 이상의 햄버거를 먹을 정도로 햄버거의 나라다. 그런데 미식(美食)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 식당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은 아니러니하게 햄버거가 압도적이다. 식당 4곳 중 3곳에서 햄버거를 팔고 있을 정도란다. 프랑스인들은 한해 11억 9000만 개의 햄버거를 소비, 샌드위치 12억 3000만 개를 추월한 때세다. 프랑스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먹는 햄버거는 14개 정도다. 미국은 1인당 30개로 프랑스보다 훨씬 많이 소비한다. 햄버거의 주성분인 패티는 고열량으로 포화지방 비율이 매우 높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이 비만·고혈압·대장암·우울증·지방간·성기능장애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장출혈성대장균)인 일명 `햄거버병`에 걸린 환자가 발생해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 생소한 질환이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환자 절반이 완치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심한 설사와 구토, 복부통증 등이 나타나고 경련이나 혼수 상태 등 신경계 손상도 입힐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질환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햄버거병은 대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매년 20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5세 미만의 어린이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한다. 햄버거를 고칼로리에 영양가가 없는 `junk(정크·잡동사니)`이란 뜻의 정크 푸드(junk food)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곽상훈 취재1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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