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부의 고관들은 흰 코끼리의 이빨 치료에 만족했다. 앓고 있던 이빨이 빠진 흰 코끼리는 좀 얌전해졌다.

그러나 그곳에 간 영국의 야생짐승 전문 수의사 마드리드양의 일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도의 고관들은 흰 코끼리의 치과 치료를 끝내고 돌아가려는 마드리드양을 만류했다. 인도의 고관들은 마드리드양에게 또 다른 부탁을 했다. 흰 코끼리의 발광병을 고쳐달라는 것이었다. 흰 코끼리는 두목 코끼리가 물러나면 또 다시 발광을 하여 파괴행위를 할 것임으로 그걸 못하게 고쳐달라는 부탁이었다.

그건 어려운 부탁이었다. 인도의 코끼리들은 흰 코끼리가 아니라도 수컷이 성장하면 발광을 하는 유전병이 있었다. 모든 수컷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많은 수컷들이 그 병에 걸려 발광을 하고 있었다. 인도의 고관들은 그래서 많은 수의사들에게 그 병을 고쳐달라고 부탁했으나 아직도 뚜렷한 치료효과가 없었다.

마드리드양은 그걸 알고 흰 코끼리의 발광병 치료는 거절했으나 인도의 고관들은 간절하게 부탁을 했다.

사실 흰 코끼리가 그동안 발광을 하지 않았던 것은 마드리드 양의 치료 효과 때문이 아니라 두목 코끼리 때문이었다. 녀석은 두목 코끼리가 무서워 발광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마드리드양은 그런 사실을 인도 고관들에게 알려주고 흰 코끼리의 발광병 치료는 사절했으나 인도고관들은 부탁을 계속하면서 마드리드양의 출국을 박았다. 영국으로 돌아갈 길이 막혔기 때문에 마드리드양은 어쩔 수 없이 흰 코끼리의 발광병을 치료해보기로 했다.

마드리드양은 다량의 동물 정신안정제를 구입하여 흰 코끼리에게 먹여왔으나 그건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었으나 기대했던 효과는 없었다. 그래서 마드리드양은 두목 코끼리의 배설물과 그 털을 넣은 상자를 만들어 흰 코끼리가 발광을 하면 그 옆에 넣어 주었다.

그러자 발광을 하던 흰 코끼리는 그 상자에서 두목 코끼리의 냄새를 맡고 일시적으로 발광을 중단했으나 그 냄새가 사라지면 다시 또 발광을 했다.

그러면 마드리드양은 또 핀사드 영감에게 부탁을 하여 두목 코끼리를 데리고 왔다. 흰 코끼리는 두목 코끼리를 보면 그만 발광을 중단하고 그 자리에서 엎드려 얌전해졌으나 그렇다고 두목 코끼리를 언제까지나 흰 코끼리 옆에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두목 코끼리는 흰 코끼리의 발광이 심할 때만 데리고 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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