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충북 청주를 외면하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충북도의회 도의원들이 조기귀국을 결정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충북도의회 등에 따르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철·박한범·박봉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행 비행기표가 구해지는 대로 귀국하기로 했다. 박봉순의원과 최병윤 의원이 전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청주에 도착해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유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들과 함께 외유에 나섰던 김학철·박한범 의원은 항공권이 확보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의원 전원 조기귀국하기로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김학철 의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이 레밍같다"는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말할 때 빗대어 사용되기도 한다.

그는 함께 유럽으로 향했던 다른 의원들이 조기 귀국하겠다는 뜻을 도의회에 밝혔지만 한때 조기 귀국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내 "김 의원의 `설치류` 발언은 수해 복구에 여념 없는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사상 최악의 수해로 큰 고통을 받는 도민이 있는 상황에서 한 발언이라 더 치욕적이고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논평을 내 "김 의원은 국민을 설치류로 만들려 하지 말고 본인 먼저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당 역시 이번 사태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의원은 법적으로 보장된 해외연수가 왜 문제냐고 하는 모양"이라며 "조기 귀국이 너무 억울하고, 비난 여론도 가당치 않다는 속내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충주시지역위원회는 성명에서 "김 의원은 도민을 대의하는 것은 고사하고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거나 인격적 결함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인물이 지역 정치판에서 활개 칠 수 있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당무감사위원회를 열어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난 충북도의회 김학철·박봉순·박한범 도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인 `제명`을 권고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최병윤 의원을 당 차원에서 자체 조사를 한 뒤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할 예정이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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