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막 오른 전기고 입시…지원률 변수와 전망

2018학년도 전기모집 고등학교가 8월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해마다 요맘때면 전기모집고교인 특목·자사고 선발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는 좀 더 유난스럽다. 현재 중3 학생들이 대상인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적용 여부가 8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 정부가 외국어고와 자사고 폐지론을 들고 나오면서 올해 전기모집 고교의 지원율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전기모집 고교들의 지원률 추이를 전망해 봤다.

◇과학고, `대세 상승`

과학고는 이공계 선호 추세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일반고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올해도 비교적 높은 지원율이 예상된다. 물론 전년 대비 학령인구가 줄었고, 대학 입시에서 특기자전형이 폐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전년도 3.6대 1의 지원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학고는 전국 20개 학교에서 총 1638명을 선발한다. 서울 세종과학고와 한성과학고 등 대부분의 과학고는 1단계 선발 인원이 모집인원의 1.5배수다. 대전동신과학고 1.75배수, 경기북과학고 2배수에 비해 1단계 합격 인원이 적기 때문에 서류 준비 및 면담 대비가 중요하다. 충남과학고는 72명을 모집하는데, 1단계에서 서류평가와 소집·방문면담을 통해 100명 내외를 선발한다.

경기지역 과학고는 경기북과학고 뿐이다. 당연히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전년도 일반전형에서 80명 모집에 699명이 지원해서 8.74대 1의 지원율을 보였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수학, 과학 교과성적은 성취도로 적용하기에 1단계 합격자들의 점수 차이는 크지도 않다. 따라서 1단계에서 2배수 선발한다 해도 160명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1단계 합격이 치열해 보인다. 2단계에서는 소집면접으로 수학, 과학적 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데 면접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고·국제고, `소신 지원 필수`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고달프다. 지난 6월 재지정평가에서 서울국제고가 재지정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일반고 전환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대입 논술 및 특기자전형 폐지 기조에서 가장 떨고 있는 학교들이다. 더구나 올해 중3 학생 수가 전년 대비 6만 4000여 명이나 감소한 것도 문제다. 이공계열 선호 추세까지 더하면 외고·국제고의 학과별 지원율은 1단계 선발배수를 밑돌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년도 31개 외고 전체 지원율은 1.55대 1로 나타났다. 7개 국제고는 2.01대 1을 기록했다. 사회통합 전형을 제외한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보면, 외고는 1.71대 1, 국제고는 2.16대 1이다.

지난해 일반전형에서 1단계 1.5배수를 선발한 수원외고를 제외하고, 2배수를 선발한 경기지역 외고의 학과별 지원율이 2대 1 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고, 1.5배수를 선발한 서울지역 외고의 경우도 대원외고 영어과 1.43대 1, 중국어과 1.48대 1, 대일외고 영어과 1.35대 1, 명덕외고 영어과 1.48대 1, 서울외고 중국어과 1.45대 1, 이화외고 영어과 1.15대 1, 중국어과 1.25대 1, 프랑스어과 1.4대 1, 한영외고 중국어과 1.48대 1 등 1단계 선발배수보다 지원율이 낮았다.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호도가 높은 학과의 지원을 기피하면서 상대적으로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영어 교과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선호도가 낮은 학과로 지원하면 경쟁률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공적인 외고 입시 전략은 영어 교과 성적과 출결 점수로 선발하는 1단계 합격 여부보다 2단계 자기소개서를 기반한 면접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활동상황을 고려해 진로와 연관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율형사립고, `역발상 전략으로 승부`

자율형사립고는 학령인구 감소, 수능 개편안에 따른 수능 완화, 수시 학생부 전형 확대, 일반고 전환 관련 논의 등 악재의 연속이다. 흐름 만 놓고 보면 지원율 하락은 확실해 보인다. 무엇보다 수능 전 영역의 절대평가 시행이 확정되면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은 크게 줄고, 내신 영향력은 커지게 돼 자율형사립고의 지원율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학 입시의 패러다임이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바뀌고 있고, 대학의 신입생 선발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록 중학교 때 실력을 검증받은 자사고 학생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전기모집 고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올해가 기회일 수 있다. 새 정부의 대입 정책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소폭 확대 또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심 분야가 분명하다면 해당 분야의 학업력을 높일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6개 광역단위선발 자율형사립고의 전년도 지원율은 1.32대 1이었고, 하나고를 포함한 10개의 전국단위선발 자율형사립고의 지원율은 2.34대 1 이었다. 전년도 전국단위 자사고의 일반전형 지원율 하락폭은 12.0%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13.4%, 서울 외 지역 자율형사립고 25.3% 보다 적었다.

이는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고려한 것으로 전략적인 지원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며 올해도 전국단위선발 자사고의 지원율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단위선발 자사고는 1단계에서 2배수 내외를 교과성적 위주로 선발한다. 교과성적은 성취도를 적용한다. 일반전형의 지원율은 2대 1 이상으로 반영교과의 성취도가 우수해야 1단계를 통과할 수 있다. 서울지역 자사고의 경우 1단계 1.5배수 내 추첨 후 2단계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지난해 경문고, 장훈고는 지원자 전원을 추첨선발했고, 다른 고교들은 지원율 120% 초과시 또는 130% 초과시에만 면접을 실시했다. 즉, 면접에 자신 있다면 지원율 120% 초과시부터 면접 전형을 갖는 고교를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추첨선발 하거나 130% 초과 시부터 면접 전형을 갖는 고교에 지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의미다.

권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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