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를 쫒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를 쓰거나, 또 하나는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을 피부나 옷에 뿌려 접근을 막는 방법이다. 살충제의 대표격인 에어로졸은 곤충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죽이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많이 쓰던 에프킬라나 홈키파가 대표적이다. 살충제는 모기뿐만 아니라 벌레를 죽이는 약으로 알과 애벌레에 쓰이는 산란제와 구충제를 포함하고 있다. 흔히 살충제는 분산과 존재에 따라 잔류성 살충제와 침투성 살충제로 나뉜다.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 달걀은 침투성 살충제로 상당기간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축적됐다. 살충제 피프로닐은 바퀴벌레나 개·고양이의 벼룩, 진드기 등을 잡을 때 사용하는 맹독성 화학물질로 닭에게 사용이 금지돼 있다.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구토와 어지러움 증상이 일어나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다량으로 검출된 비펜트린은 닭 진드기 박멸용으로 쓰이는 살충제로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진 않으나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과다노출시 두통, 울렁거림, 구토, 복통이 일어나며 만성노출시 가슴통증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이 올 수 있다. 이 밖에도 DDT나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의 살충제가 검출돼 국민을 불안으로 몰았다. 우리 국민은 작년 한해 7억 5000만 마리의 닭고기를 소비했다. 달걀은 1인당 268개 꼴로 하루 소비량만도 4000만 개에 달한다. 닭고기와 달걀 소비의 왕국인 셈이다.

이처럼 많은 소비에도 섭취엔 문제가 없을까. 살충제에 오염된 달걀에 대한 위해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살충제의 독성, 달걀 섭취량, 검출량 등을 평가한 결과 검출된 살충제 모두 인체노출안전기준 대비 위해도가 100%를 초과하지 않았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루에 수 십개까지 먹어도 건강엔 문제가 없다고 식품당국이 조사결과를 내놨지만 국민불신과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정부가 부랴부랴 달걀 생산과 유통·판매 전 과정에 대해 개선책을 제시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농정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과제다.

일부에선 육식 위주의 우리 밥상이 바뀌지 않고서는 어떤 대책을 내놔도 축산의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건 정부가 더 이상 먹거리로 장난치는 일을 두고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에 기대를 걸어본다.

곽상훈 취재1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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