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이 18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4%로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8월 10.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취업준비생과 구직포기자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무려 22.5%나 된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은 백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전체적인 취업자 수 증가폭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8월 취업자 수는 26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 2000명 증가에 그쳤다. 올 들어 30-40만 명선을 유지하던 취업자 증가가 겨우 20만 명선에 턱걸이를 한 모양새다. 새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는데도 청년실업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체적인 고용자 수가 늘어나는데도 유난히 청년실업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청년실업 대책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한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문이 좁아졌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취업을 원하는 청년이 많아지고 구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지만 기업들의 채용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취업재수, 삼수가 늘어나고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방침이후 급격히 늘어난 공시생 숫자가 이를 뒷받침해준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청년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놀 수밖에 없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7월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좀 더 흘러야 할 터이지만 정부의 힘만으로 청년실업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기업들이 청년 신규채용을 늘려줘야 해결 될 일이다. 정부는 기업에 채용만 강요할게 아니라 규제 철폐를 통한 투자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의 투자확대는 자연스럽게 고용확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청년실업 해결에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심각히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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