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를 경험한 허파에서는 더 이상 항원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기억 T세포는 지속적으로 림프절로부터 공급을 받아 일정한 수를 유지한다. 인터루킨-7은 이 세포들의 항상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자다. 허파가 알레르기를 다시 겪게 되면 허파에 존재하는 기억 T세포들이 알레르기를 재발하기도 한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알레르기를 경험한 허파에서는 더 이상 항원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기억 T세포는 지속적으로 림프절로부터 공급을 받아 일정한 수를 유지한다. 인터루킨-7은 이 세포들의 항상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자다. 허파가 알레르기를 다시 겪게 되면 허파에 존재하는 기억 T세포들이 알레르기를 재발하기도 한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기억 T세포들이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를 재발 또는 악화시키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정용우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기억 T세포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알레르기를 재발·악화시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알레르기는 외부 물질에 과민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평생에 걸쳐 발병하는 만성질환인 경우가 많다.

T세포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성화되고, 특정 계절마다 혹은 몇 년간 증상이 없다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메커니즘과 치료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억 T세포는 면역세포의 하나로, 빠른 반응을 보이고 감염병의 원인균을 죽이는 기능과 함께 다른 면역세포의 활성을 돕는 기능을 한다. T세포가 항원자극을 받아 효과기세포가 되었을 때, 일부의 세포는 정지기에 들어가서 기억 T세포가 된다.

연구팀은 천식을 유발시킨 생쥐의 허파와 기관지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기억 T세포의 존재를 확인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T세포가 기억 T세포로 발달한 것이다.

이 기억 T세포들이 허파·기관지에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를 재발시키거나 악화시킨 것.

연구팀은 또 인터루킨-7이 기억 T세포의 수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터루킨-7은 백혈구가 생성해 자신 또는 다른 백혈구의 기능 및 생존에 영향을 주는 단백질로, T세포와 B세포의 발달·생존·증식 등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인터루킨-7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항체를 투입하였을 때 기억 T세포의 수명이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정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억 T세포와 인터루킨-7이 만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했다"며 "기억 T세포들을 타깃으로 하는 알레르기 치료법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지난 11일자에 게재됐다. 조수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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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에 기관지 천식을 유발한 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T세포가 오랫동안 허파와 림프절, 비장 등에서 생존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세포들은 70일 이상 생존하고 2차 반응을 보여, 이를 기억 T세포로 정의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생쥐에 기관지 천식을 유발한 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T세포가 오랫동안 허파와 림프절, 비장 등에서 생존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세포들은 70일 이상 생존하고 2차 반응을 보여, 이를 기억 T세포로 정의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기억 T세포가 알레르기를 재발·악화시키는 원리를 밝혀낸 정용우 고려대학교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기억 T세포가 알레르기를 재발·악화시키는 원리를 밝혀낸 정용우 고려대학교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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