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주 하천 둑에서 옷이 벗겨져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은 학창시절부터 알게 돼 15년 동안 자매처럼 친분을 유지해왔던 `동네 동생`의 남자친구에 의해 잔혹하게 폭행당해 목숨을 잃었다.

숨진 여성과 언니, 동생하며 지내던 피의자 여자친구는 범행 현장에서 피해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뭇매를 맞아 숨지는 것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A(32)씨는 지난 18일 밤 술을 마시던 중 피해 여성 B(22·여)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여자 친구 C(21)씨의 말에 화가 났다. 술 기운이 오른 A씨는 C씨를 태우고 지난 19일 0시 20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아 청주시 흥덕구 B씨의 집으로 찾아가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자"며 그를 차에 태웠다. 피해 여성 B씨는 C씨와 15년 넘게 같은 지역에 살면서 친하게 지낸 언니·동생 사이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주먹과 발로 B씨를 수십 차례 폭행했고, 이어 하천 둑 옆 들깨밭에 세워져 있던 둔기를 뽑아 폭행했다. A씨는 B씨가 벗은 옷가지를 현장에 버려 성폭행 사건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험담하고 다닌 것을 따지려고 만나 언쟁을 벌이다 홧김에 때려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1일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살해하는 동안 C씨가 범행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 그를 살인 방조 혐의로 체포됐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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