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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사는 길" "살아선 죽는 길" '남한산성'

2017-10-12기사 편집 2017-10-12 15: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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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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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뎌 후일을 택할 것인가, 싸워 죽음을 택할 것인가.

영화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시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가 김훈이 쓴 같은 이름의 소설 '남한산성'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충심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과 방법이 달랐던 두 신하를 중심으로 한 팽팽한 구도 속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드라마틱하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청나라와의 화친을 통해 후일을 도모하려 하는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 두 신하의 날카로운 논쟁과 갈등은 옳고 그름을 넘어서 '무엇이 지금 백성을 위한 선택인가'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던지며 380여 년이 흐른 현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강대국의 압박에 무력한 조정과 고통받는 민초들의 모습을 보듬으며 당시의 절박하고 고단했던 나날 또한 묵묵하게 눌러 담아낸 영화는 나라의 운명이 갇힌 그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명분과 실리, 신념과 원칙을 논하고 백성과 나라의 앞날과 생존을 진심을 다해 갈구했던 우리의 이야기다.

중국 명나라의 쇠퇴와 청으로 이름을 바꾼 후금의 번성, 이어지는 청의 새로운 군신관계 요구와 이에 척화로 맞선 조선. 그로 인해 병자년 12월, 청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조선을 침략하며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적이 기병을 앞세워 한양 인근까지 빠르게 진격해 오자 강화도로의 피란길이 막히자 조선의 왕과 조정은 황급하게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하지만, 청의 대군에 둘러싸인 채 성 안에 고립된다. 추위와 굶주림, 적의 거센 압박과 무리한 요구, 그 안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채 치열하게 조선의 앞날을 논했던 남한산성에서의 47일.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그 날은 어땠을까.

배우 김윤석과 이병헌, 박해일은 기대만큼 제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이병헌은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도모하고자 하는 최명길 역을 맡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신념을 전하며 상대를 설득하려는 캐릭터를 탄탄하고 흡인력 있는 연기로 소화해낸 이병헌은 트레이드 마크 연기인 깊은 눈빛과 대사로 극의 중심을 잡아간다.

남한산성을 통해 첫 정통 사극 연기에 도전한 김윤석은 무엇이 백성을 위한 길인지를 깊게 고민하는 김상헌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청과 화친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를 두고 대립하는 두 충신인 이병헌과 김윤석의 연기 대결을 보는 맛도 크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보이는 건 박해일이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신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조선의 왕 인조 역의 박해일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왕이 느꼈을 고통과 참담함을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조선 역사상 무능한 왕의 아이콘 중 한 명인 인조를 박해일만의 깊은 감성으로 그려내, 왕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을 표현해내며 연민을 이끌어낸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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