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끼에 열정의 엔진을 달다, 충남 특성화고·마이스터고] ⑮ 천안제일고

지난달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학교와 협약을 맺은 제과업체 `식빵공방`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지난달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학교와 협약을 맺은 제과업체 `식빵공방`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는 1930년 개교한 이후 지난 2월 제84회 졸업까지 연인원 2만 3968명의 인재를 배출한 명문 특성화고다. 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영농후계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돼 왔지만, 산업사회 구조에 따라 2008년 3월 일반계 2학급을 추가해 종합고 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탓에 학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됐고, 결국 교직원과 학생·학부모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농업계 특성화고로 학교 유형변경 승인을 받았다. 덕분에 지난 3월부터 순수 농업계 특성화고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천안제일고는 이제 미래시대 가장 각광받는 분야인 농업분야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교육과정 통한 산업맞춤형 인재 양성=천안제일고는 학과별 산업수요 분석을 통한 인력양성 유형을 설정, 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우선 `동물자원과`는 경제동물 전공과 애완동물 전공으로 분류된다. 경제동물(한우·돼지·닭 등)에 대한 이론과 실무, 애완견·관상어·관상조류·곤충 등의 애완동물에 대해 폭넓게 학습하는 학과다. 해당학과는 축산 가공 분야로 식용 곤충, 식육 처리와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소시지, 햄 등 같은 육가공 실무와 유가공 실무도 병행한다.

`원예조경과`의 경우 원예작물 전공과 산림조경 전공으로 나뉜다. 원예, 조경, 농업기계 등에 대한 소양을 바탕으로 도시 원예와 조경 분야에 대한 이론·실무와 함께 스마트 온실, 가드닝, 조경시공·관리 등 농산업체 취업과 창업에 대하여 폭넓게 학습한다. 응용 분야로 버섯 가공 식품, 드라이 플라워, 아로마 테라피, 공정육묘, 테라리움 등도 배울 수 있다.

`식품가공과`는 1학년 집중 과정으로 제과제빵, 2학년 집중 과정은 한국조리, 3학년 때는 식품가공을 운영한다. 농·축·수산물의 형상이나 물리적, 화학적, 관능적, 영양적 특성을 변화시켜 저장성과 가치를 증진시키는 이론과 실무 능력을 배울 수 있다. 최근 들어 외식 산업과 기능성 식품, 가정식 대체식품(HMR), 편의 식품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소규모 창업, 포장 기술과 유통에 대한 실무를 교육받을 수 있다.

`산업유통과`는 농산물 소비자와 생산자 간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동향 파악, 매장 판매, 전자상거래, 식품 유통 등에 대한 이론과 실무 능력을 학습하는 학과다. 최근 농업이 6차 산업으로 확대됨에 따라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바탕으로 생산, 가공, 유통, 서비스 등을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실무도 병행하고 있다.

`농공과`는 산업기계 전공과 농업토목 전공으로 나뉜다. 농업토목 전공의 경우 농업토목 제도·설계와 시공·측량을, 산업기계 전공은 농업기계 운전, 농업기계 공작, 유체 기계 등에 관한 이론과 실무 능력을 배우게 된다.

◇각종 사업을 바탕으로 선진 특성화 교육 완성=천안제일고는 현재 교육부가 추진 중인 `중등 직업교육 학생 비중확대 사업`에 선정돼 24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4차 산업시대에 적합한 특성화고의 학과 재구조화를 통해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는 현재 동물자원과, 원예조경과, 식품가공과, 산업유통과, 농공과 5개 특성화 학과의 실습실 신축과 리모델링, 실습 기자재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덕분에 수신면에 위치한 제 2농장 동물자원연구센터의 교육실습 건물을 신축해 경제동물 관련 실무 수업이 가능해졌다. 또 북카페 스타일의 생산물 직판장도 마련해 농장에서 생산한 토마토, 계란, 버섯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지역 밀착형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학교는 충남도교육청의 `스마트팜 조성 사업`을 통해서도 14억 6000만원을 지원받아 원예조경 온실의 현대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드론·위성측위시스템과 같은 첨단 교육 기자재도 도입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천안제일고는 이밖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추진 중인 `농업계학교 역량강화 교육지원사업`, 대한상공회의소의 `(종자분야) 명장공방사업` 등 다양한 국가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농업전문가와 학생 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는 선도농업인과의 교류 교육도 추진하고 있다.

◇현장실무, 지역밀착형 교육으로 직업기초능력 강화=천안제일고는 5개 전공별 특색에 맞는 국가기술자격증 1개 의무 취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3-5개의 다자격 취득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며 학생들의 역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

각 학과는 전공경진, 실무능력경진, 과제이수발표, 도전골든벨 등 다양한 형식의 경연을 실시하며 `영농학생(FFK) 전진대회` 출전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각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기초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충남대회, 전국대회 등에 참가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무엇보다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선진 마을 교육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활용, 말 그대로 `현장`에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 제일고는 매년 10월 천안시와 함께 국화 작품 전시를 실시하며 인근 초·중·고 학생들과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과 연계한 농어촌 체험학습, 텃밭 정원 가꾸기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교내 직판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실습하여 얻은 친환경 토마토, 무항생제·무살충제 달걀, 초화류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천안제일고 관계자는 "도시형 농업계 특성화고인 천안제일고는 다양한 학과와 현장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다"며 "`천안 제일이 천하 제일`이라는 자신감으로 미래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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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지난달 성환농협에서 지역 특산품인 배 분류작업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지난달 성환농협에서 지역 특산품인 배 분류작업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지난달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학교와 협약을 맺은 업체인 `코스팜`에서 실습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지난달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학교와 협약을 맺은 업체인 `코스팜`에서 실습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지난 8월 천안 쥬쥬피아에서 동물 관련 실습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지난 8월 천안 쥬쥬피아에서 동물 관련 실습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앙금플라워`만들기 실습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천안제일고 학생들이 `앙금플라워`만들기 실습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천안제일고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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