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온 것 같았다. 이든 교수 일행은 버섯 밭 인근 산림 안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코프레이가 그 버섯 밭에서 떠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날 밤은 거기서 잠복 하기로 했다.

드디어 환영의 들소 코프레이를 관찰할 기회가 온 것 같았다.

그러나 소문대로라면 그놈은 위험천만한 들소였으며 버섯 밭에서 만난 사람들을 그냥 둘 것 같지 않았다.

이든 교수는 대원 전원들에게 총의 안전장치를 풀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위험해지면 주저 말고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그날 밤에는 이슬비가 내렸다. 버섯들이 성장하기에 꼭 좋은 기회였다. 우후죽순이라는 말과 같이 버섯들이 비가 내리면 급속히 땅속에서 땅 위로 나타나는 법이었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전날 밤의 이슬비로 축축해진 버섯 밭에는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나타나 있었다. 화려한 색깔의 버섯들도 있었다. 화려한 색깔의 버섯들이 많다. 사람들이 한 두개만 먹어도 죽는 무서운 독버섯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데 야생동물들은 어떨까.

학설에 의하면 야생짐승들에게는 버섯 독에 대한 면역성이 있는 것 같았으며 독버섯을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는 야생동물들이 많았다. 야생 들소도 그런 동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예외가 있었다. 드믄 일이지만 독버섯을 먹고 비틀거리는 들소들도 있었다.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런 들소는 며칠 동안은 비틀거리면서 돌아다녔으나 죽지는 않았다. 역시 동남아의 들소들은 동남아 오지 정글의 강자였다.

이든 교수 일행은 반쯤 지하에 들어가 있는 보마(잠복소)에서 기다렸다.

아침 날이 밝아지자 저쪽 숲속에서 뭔가 거대한 짐승이 나타나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코프레이다."

이든 교수의 고성능 망원경의 초점이 그놈에게 맞추어졌다.

털색은 짙은 다갈색이었다. 동남아 정글의 색깔에 꼭 맞는 보호색이었다.

엄청난 덩치였다. 세계 최대의 소인 인도의 가우나 만큼이나 컸다. 인도의 가우나는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면서 동남아 정글을 돌아다니는 셀러탄보다도 컸다.

인도의 가우나는 몸길이 3m 어깨 높이 키가 2.2m 무게가 1t이나 되었다. 아프리카 최대의 소인 아프리카 들소도 그 옆에 가면 송아지처럼 왜소해보였다.

코프레이는 크기만 큰 것이 아니었다. 그 거대한 몸에는 지방질이란 것이 보이지 않았다. 엿가락처럼 꼬인 근육들이 있을 뿐이었고 다리도 굵은 통뼈와 근육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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