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18까지 3일간 `연구 환경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불공정한 개인 평가, 관리자의 관리능력 부재,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연구문화가 기초과학 연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개별 평가 시스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낮다 10.2%, 낮다 20.4% 등 부정적 답변이 30.6%에 달했으며, 보통이다 36.7%로 약 67%가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내렸다. IBS를 다른 연구자들에게 어떻게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 적극적인 추천 의사를 밝힌 연구원은 27.8%(매우 높다 13.4%·높다 14.4%)에 불과했다.

연구원 퇴사자 중 해외 연구소로 이직한 외국인 과학자와 진행한 설문 인터뷰에서도 평가의 불공정성, 관리능력 부재, 평등한 토론이 불가능한 권위적인 연구 문화 등을 IBS의 연구 환경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IBS를 그만 둔 한 외국인 연구원은 "상사들이 우리의 실적을 어떻게 점수로 매기는지 알 수 없다. 실적과 성과를 무엇으로 평가하는지 알지 못하고서는 약점을 절대 보완할 수 없다"며 "또한 실적과 성과 평가를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니 방어할 수도 없다. 그들이 불공정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 문제를 지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 진행의 역량을 갖춘 우수한 외국 과학 인력의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해외 유명 연구소에 비해 열악한 연구환경 때문에 `연구원 유치 및 장기 체류`가 어려운 실정이다. 해외 과학자 중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퇴사한 연구원은 438명 중 116명(26.5%)이다.

김성수 의원은 "IBS가 기초과학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종합 연구기관의 설립 필요성에 따라 설립된 만큼 그 목적에 맞게 국내외 과학자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도전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IBS는 `예산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예산이 아니라 연구환경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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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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