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읽기

◇메주꽃 항아리꽃(지암스님 지음·선묘스님 그림)=이 책은 스님들의 이야기와 그림을 엮은 산문집이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장 담그기를 모티브로하고 있다. 저자는 된장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인문한적 레시피를 전한다. 또한 어머니께서 장을 담그시는 모습을 통해 올바른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어우러졌을 때 좋은 맛이 결정된다. 삶도 인욕을 하고, 기다리고, 바른 생각, 바로 보는 마음을 가지면 곧 그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한다. 그 소리는 거창하거나 높은 소리가 아닌, 어머니의 인욕과 수행을 통해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관찰된 세계를 통해 관조된 세계를 이야기 하는 삶의 인문학 가치를 느껴보자. 토담미디어·180쪽

◇우리는 영원하지 않아서(이낙원 지음)=호흡기 내과 의사는 환자를 만나면 숨소리부터 듣는다. 목이 잔뜩 쉬어 나는 거친 쇳소리, 가르랑가르랑 가래 끓는 소리, 색색거리며 좁아진 기관지 사이를 힘겹게 지나가는 바람 소리, 청진기를 대고 가만히 사람들의 숨을 듣는다. 이 책은 호흡기 내과 의사가 환자들을 만나며 느꼈던 삶과 죽음의 소리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모두들 똑같은 모습으로 절망하며 죽음이라는 결말에 갇혀 하루하루 견디며 살 것 강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각자의 방식대로 사느라 크게 웃고, 짜증내고 울기고 하면서 농담을 주고 받기 바쁘다. 삶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의사는 마음을 움직였다.의사인 저자가 전하는 병원의 일상 속 환자들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들어보자. 들녘·200쪽

◇내 마음을 읽는 시간(변지영 지음)= 심리학 서적은 인문교양은 물론 자기계발서 분야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다. 최근에는 에세이 형식으로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며 독자들의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손쉽게 읽히나 어딘가 엇비슷한 위로의 메시지들과, `진지하지만 당장 읽기는 좀 까다로운` 심리학책들 사이에서 사뭇 아쉬운 선택을 하던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은 그들을 향해 한때 인문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교양입문서`의 명맥을 다시 이으면서 `지금 이곳에서의 삶`에 걸맞은 심리적 조언을 담아 `실용적 인문서`로서 심리학을 권하는 책이다. 더퀘스트·304쪽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다산 정약용 지음)=목민심서는 조선 정조와 순조 때의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지침서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의미부터 알아야 한다. `목민`이란 백성을 기른다는 뜻, `심서`란 말 그대로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라는 뜻이다. 유배 중에 있던 그는 `목민할 마음만 있을 뿐 몸소 실행할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지방 관리들의 폐단을 비판하고 백성들의 고통을 헤아리며 앞으로 모두가 잘살기 위해서 목민관이 갖춰야 할 덕목들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금쪽같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이끄는 곳이 보다 나은 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지혜를 찾아보자. 정민미디어·304쪽

◇커스터머(이종산 지음)=`전혀 새로운 감각의 출현`이라는 찬사로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종산 작가의 세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기존의 한국문학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발성법과 서사 전개 방식을 통해 때로는 엉뚱하고 풋풋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로, 때로는 반짝이는 일상을 포착하고 길어올린 아련한 성장소설로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그녀의 세번째 장편소설 `커스터머`는 `전혀 새롭다`는 수식어를 오롯하게 품은 채 이번에는 우리를 `전혀 새로운 세계`로 데려간ㄷ. 더불어 이번 작품에 이르러 감정의 파고를 다루는 일은 흠잡을 데 없이 섬세해졌다. 문학동네·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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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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