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재생] ⑪ 해외 도시재생 사례

오모테산도 힐 도시주거 재생 프로젝트 투시도.
사진=대전시 제공
오모테산도 힐 도시주거 재생 프로젝트 투시도. 사진=대전시 제공
도시재생은 대전을 비롯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숙제로 꼽힌다. 유럽과 미국 등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발전하며 공장 주변으로 사람이 몰려들며 `도시`가 형성됐다. 이후 산업이 고도화되며 거대한 공장이 하나 둘 사라지고, 그 속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도시를 떠나며 공동화 현상이 벌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등 전쟁도 한몫을 했다. 1950년대부터 발생한 도시쇠퇴 문제에 직면한 해외 각국은 `도시재생`을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쳤다. 그린벨트 설정부터 조합구성, 도시 재설계, 재건축을 통해 쇠퇴한 도시들은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 산업혁명의 시발점인 영국은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쳤다. 마구잡이식 도시 확장은 결국 공동화를 불러일으키고 급속한 쇠퇴현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1955년 대도시 주변을 그린벨트로 설정해 도시 확장을 억제했다. 이후 영국 정부의 예견대로 대도시들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까지까지 심각한 도시인구 감소 현상을 겪었다. 이 기간에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대도시인 맨체스터는 인구의 34%가 줄었고, 리버풀 또한 인구의 36%, 버밍햄 15% 등 급격한 감소현상이 발생했다. 대도시가 급격하게 쇠퇴하며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은 고실업, 범죄, 사회적 소외 등 문제에 직면한다. 영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 1980년대부터 민간 주도의 자유방임형 도시재생정책을 깨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정책으로 변화를 꾀했다.

대표적인 제도로는 도시 도전(City Challenge), 영국 협력조합(English Partnership), 단일재생회계(Single Regeneration Budget)가 있으며, 정부는 대상지를 선정한 다음 5-7년에 걸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도시재생이 추진된 도시 중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멘체스터시는 공동화 문제 이후 1997년부터 도시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2002년은 멘체스터시와 멘체스터 도심관리회사 주도로 도심정비전략계획을 추진하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멘체스터 지역 중 밀레니엄지구(Millennium Quarter)는 기차역과 경전철역이 자리한 교통중심지역이다. 지자체는 이곳을 정비하며 지구 외곽에 차량 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주차장을 만들어 차량이 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계획했다.

세계 최초의 여객철도역과 운하가 있는 캐슬필드(Castlefield)지역은 도시문화유산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멘체스터시는 캐슬필드 부두지역을 재개발하며 소매점과 레저, 주거시설이 복합된 관광명소로 조성하며 도시재생을 추진 중이다.

지역 내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해 맨체스터미술관(Manchester Art Gallery)과 호텔 등 문화시설의 지속적인 확장 및 개보수하는 노력도 더했다.

도시재생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영국정부의 단일재생기금과 민간자금을 이용했다.

멘체스터지역 도심부외에도 동부 5개 지구는 중앙정부 4300만 파운드, EU 지역개발기금 2000만 파운드를 지원받고, 민간자금으로도 5억 파운드를 확보해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독일 =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재개발을 진행했다.

1960년대에는 경제성장과 함께 활성화됐지만, 1970년대 이르러서 주택과 상업 수요가 한계에 이르렀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독일정부는 1960-1970년대 당시 상업업무를 도시개발의 주기능으로 설정했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는 공공기능을 중심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공산정권이 붕괴되는 1980년대에는 수많은 난민이 독일로 밀려들며 도심지역의 쇠퇴현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중 독일 중서부에 자리한 `도르트문트` 지역은 도시를 뒷받침하던 석탄산업이 1950년대 말부터 사양길을 걷고, 철강산업마저 1970년 쇠퇴하며 도시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이후 1985년 첨단과학단지 건립 등 산업구조 변경을 단행했고, 침체된 지역을 살리기 위해 도심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르트문트시는 1988년부터 도심개발을 진행하며 `완성`보다 `변화`라는 개념을 갖고 도로와 광장 등 공공시설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개발을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를 입은 라인놀디, 페트리교회 등 4개 건물이 복구됐다.

도심내부 건축물은 5-7층 높이로 유도하며, 도심내 격자도로가 도심환형도로와 만나는 지역은 15층 이상 고층건물을 지어 스카이라인에 변화를 꾀했다.

◇미국 = 미국은 시가지공동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을 비롯한 거대도시는 물론이고, 소도시까지 모든 지역의 도시에서 예외 없이 인구유출이 벌어졌다.

1950년 당시 교외 인구는 도시에 40%에 불과했지만 1960년대부터 중심지역 인구를 상회하기 시작해 1950-1990년까지 40년간 교외부 인구는 7790만명이 증가했다.

특히 중산층의 교외유출은 중심시가지 주택가격 폭락으로 이어졌고, 경제번영에 소외된 저소득층이 도시로 유입되며 쇠퇴현상이 벌어졌다.

보스턴은 17세기 영국의 청교도인이 이주한 이래 300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다.

보스턴지역 일대는 지방정부가 자립적인 재정을 갖고 인구와 경제활동 유치경쟁이 벌어졌고, 비교적 재원이 풍부한 교외부 지방정부는 도시인프라 구축과 공공서비스를 강화해 교외유출현상이 벌어졌다.

중심시가지를 기반으로 둔 지방정부는 세금 수입원을 잃고, 공공서비스 유지에 한계에 달했으며 재정파단에 이른 지역까지 등장했다.

보스턴은 도심부 활성화를 위해 빅딕(Big Dig)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중앙간선도로와 터널 관통공사로 교통난을 해소하고, 해안매립지에 국제금융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신도심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1992년에는 보스턴의 랜드마크인 Faneuil Hall, 주의회 의사당 개보수사업을 벌였다. 또 퀸시 마켓 재개발사업은 도심의 중심인 해안지역과 상업지역, 정부기관, 호텔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일본 = 일본지역은 인구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주거지역의 삶의 질에 초점을 둔 주거재생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거재생 프로젝트가 시행된 오모테산도 힐스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의 번화지역인 시부야와 인접해 있는 지구다.

주변지역의 맥락에 맞춰 지구를 재상한 이곳은 가로경관을 통일감있게 연출하고, 상업지구와 주거공간이 혼재된 곳을 분리해 차별화를 뒀다.

도쿄의 시노노메 코단 주거단지는 6개의 주거블록을 일본의 대표 건축가 6명이 디자인회를 통해 도시주거 모델을 새롭게 시도한 지역이다.

고밀도 블록형태의 주거기능을 가진 건축물과 단지에서 도시로 나갈 수 있는 유선형 도시가로를 조성해 도심내 정주여건을 크게 올렸다.

저층부에는 도시지원시설을 둬 가로경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

25년에 걸쳐 조성된 주상복합단지인 `다이칸야마 단`은 기존의 단지형 아파트를 벗어나 주변지구와 어우러진 도시형주거단지를 형성했다.

개방적인 단지 구조에 저층부는 커뮤니티시설과 상업지역을 뒀고, 상층부는 주거지역으로 분리해 추진됐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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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노노메 코단 주거동 입면 파사드 디자인 전경.
사진=대전시 제공
일본 시노노메 코단 주거동 입면 파사드 디자인 전경. 사진=대전시 제공
보스턴시 빅딕(Big Dig) 사업 현황도.
사진=대전시 제공
보스턴시 빅딕(Big Dig) 사업 현황도. 사진=대전시 제공
도시재생을 통해 관광명소로 발전한 미국 보스턴 퀸시 마켓.
사진=대전시 제공
도시재생을 통해 관광명소로 발전한 미국 보스턴 퀸시 마켓. 사진=대전시 제공
맨체스터 차이나타운 내 위치한 미술관.
사진=대전시 제공
맨체스터 차이나타운 내 위치한 미술관. 사진=대전시 제공
독일 도르트문트 중앙역사 투시도.
사진=대전시 제공
독일 도르트문트 중앙역사 투시도. 사진=대전시 제공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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