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전 유성관광특구 ] 上 쇠퇴 가속화

호텔 리베라 유성점이 올해 말까지만 운영을 하고 폐업을 예고한 가운데 호텔 일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호텔 리베라 유성점이 올해 말까지만 운영을 하고 폐업을 예고한 가운데 호텔 일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유성온천 관광특구`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94년 설악산, 경주, 해운대, 제주 등 전국 5대 관광특구에 포함됐고, 한 해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지만 현재의 모습은 그와 정반대다. 유성온천을 지켰던 관광호텔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으며 주상복합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침체의 늪에 빠진 유성온천 관광특구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상권의 재도약 가능성과 개선책을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유성온천이 자리한 대전 유성구 봉명동 일대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줄지은 호텔폐업에 이어 면세점까지 이전을 앞두고 있어 과거의 명성을 잃고 있다.

10일 유성구와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특1급 호텔 리베라 유성점이 올해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신우면세점마저 서구 둔산동으로 내년 초 이전한다.

봉명동 상권의 기반이었던 관광호텔의 폐업이 잇따라 발생하자 지역 내에서는 공동화 현상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프린스호텔, 알프스호텔, 갤러리호텔, 홍인호텔 등 지역에서 역사가 깊은 호텔들이 사라져 현재는 8곳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여관과 모텔 등 숙박업소 또한 감소세다. 유성온천 일대 여관, 모텔의 경우 2013년 각각 12곳, 103곳이던 것에서 올해 11곳, 98곳으로 줄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012년까지만 해도 봉명동 일대 호텔 영업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2013년 이후 도룡동과 둔산동 상권에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들어서며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기존 호텔 객실 숫자보다 더 많은 객실이 지어지니 시장은 포화됐고, 호텔리베라 유성의 경우 영업이익 적자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65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 객실이 절반 가까이 공실로 빈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가 겹친 반면 호재는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온천의 쇠퇴는 유흥가, 온천 중심으로 형성된 개발·개선 정체도 한 몫한다. 주요호텔의 경우 수십년 간 시설 개선을 하지 못한 채 운영되면서 관광객을 유인할 요소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천안 워터파크, 예산 덕산온천, 아산 온양·도고온천, 부여 롯데 등 인근 지역에는 대형 스파, 워터파크가 생겨나 고스란히 관광객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또 1990년대 24시간 영업이 가능했던 관광특구로서의 장점도 2000년대 들어서 전국적으로 풀리면서 경쟁력도 하락했다. 최근에는 문화원로, 온천로 등 위주로 신 상권이 형성되면서 먹거리마저 떨어져 소비자들의 발길도 얼어붙었다.

유성구 관계자는 "관광특구의 특수성을 살리는 전략을 세워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수요층의 변화가 크게 일어났지만 대응은 이를 뒤따라가지 못했고, 지자체 또한 한정된 예산에 대규모 지원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옛 모습과 달리 현재는 시민들이 족욕과 휴식을 위해 찾는 수준으로 전락한 상태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내·외 관광 추세가 변하며 유성온천 내 관광객이 급감했다. 많은 관광호텔이 위기를 겪으며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며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단지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대욱·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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