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공주사대부고 3학년 같은반 친구들. 왼쪽부터 이상현·조정경 학생
나란히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공주사대부고 3학년 같은반 친구들. 왼쪽부터 이상현·조정경 학생
의학을 통한 사회 공헌 ...진정성 있는 공부로 서울대 의대 합격

coverstory 공신의 성공비결 친구끼리 나란히 서울대 의대 합격 공주사대부고 조정경·이상현

새해를 맞는 학생들의 다짐 1순위는 언제나 `공부`다. 하지만 큰 뜻을 품고 연초에 세운 공부 계획은 뚜렷한 목표를 만나지 못할 때 대개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다. `공부`에 최적화된 인재, `공신(工神)`들에게도 공부는 결코 쉽지 않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공부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될 때 시너지를 낸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유별난 성공 DNA가 있다면 `공신`에게는 자기만의 공부 DNA가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진해 가는 유별남은 곧 `특별함`이 된다.

공주사대부고 3학년 5반, 같은 반 친구인 조정경·이상현 학생은 3월이면 나란히 서울대 의예과 18학번 신입생이 된다. 의대진학을 목표로 고교 3년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한 두 학생은, 각각 감염내과 의사와 의학연구원의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두 학생의 서울대 의예과 합격 비결은 서울대가 원하는 `학종`에 부합한 학교생활에 있다. 스펙 중심의 나열식 활동 보다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깨달음을 중요하게 여기고 또 교과의 궁금한 점을 비교과를 통해 확장하는 기본에 충실한 학생부가 합격의 열쇠가 됐다.

◇꼬리를 무는 지적 호기심으로 공부 기본기 다져

"문제를 푸는 지름길을 누군가를 통해 쉽게 얻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 스스로가 터득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을 파고들다 보면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 저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어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는 전략적인 공부 대신 문득문득 드는 궁금증을 끝까지 해결해 나가는 저만의 학습법을 어필했죠. 경계가 없는 공부가 지식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진정한 학문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줬어요.저에게 학습은 끝없이 이어지는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정경)

"생명과학Ⅱ를 공부하면서 분자생물학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분자 수준 분석을 통해 난치병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가 생겼어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을 모아 R&E를 시작했어요.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아리활동과 수행평가를 통해 더 깊이 파고들었어요. 과학을 이론으로만 접할 때 공허함이 있었는데 실제 사례를 통해 실험을 해 봄으로써 생명과학에 대한 직관이 길러지는 것을 체험했습니다."(상현)

◇교과를 중심으로 전공역량을 키워

"수업시간에 흥미있는 분야에 대해 직접 실험을 하거나 논문을 써보는 방식이 학업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어요. 2학년 생물시간에 호흡에 대한 수업을 듣고, 유산소호흡에서 무산소호흡으로 전환되는 경계를 나타내는 표지가 무엇인지 의문이 생겼어요. 하지만 그 공식은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해 이용할 수 없었죠. 그래서 제 나름대로 직접 심박수 데이터를 수집해 공식을 유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운동강도와 시간을 조작변인으로 두고 학교 체력단련실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미적분Ⅱ의 지식만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어 3학년 과정인 고급수학의 미분방정식과 편미분을 미리 공부해 심박수를 예상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연구 과정과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교내 소논문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정경)

교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심화활동도 합격의 비결이다. 교과에 우선순위를 두고 비교과를 통해 궁금한 점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방식은 두 학생의 학업역량 못지않게 진로를 견고히 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교과 공부와 연계해 관련된 테드강연을 듣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잭 안드라카는 고작 제 나이 또래인 15세 때 인터넷과 학교 실험실 수준의 장비로 췌장암 진단키트 `옴미터`를 개발했죠. 기존 췌장암 진단방식이 부정확하고 비용도 무척 비싸다는데 문제의식을 갖고 연구에 나서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합니다. 테드 강연을 통해 의사는 진료실에서 만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지만 의학 연구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전세계인을 치료할 수 있다는 평소 저의 소신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인류에게 희망이 되는 발전된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의술을 펼치고 싶습니다."(상현)

"공부를 하면서 드는 의문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학습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하는 저만의 공부법은 심화된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학업역량은 내신이 가장 기본이 되고 관련된 수상실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요. 평소 책과 연구활동, 동아리활동에 집중하면서 수학경시, 과학경시대회 등 학과관련 학업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관련 교내대회에도 신경써서 참여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공부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집중하다 보니 2학년 때부터 성적이 상승곡선으로 바뀌더라구요." (상현)

◇비교과의 꽃, 동아리활동

동아리 활동은 의학이라는 목표에 다가서는 방법론을 다지는 데 최적의 활동이 되었다.

"시사토론동아리 Aarious(와리우스) 는 사회적인 현상의 원인을 의료는 물론 사회, 정치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으로 탐구하는 동아리예요.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국내에서 왜 메르스가 급속도로 확산됐을까`에 대한 주제 토론이 인상적이었어요.저는 국내기후와 관련된 메르스의 병리적인 특징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의 대응과 민간의료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의 의견과 상충했습니다. 제 의견을 피력하기위해 자료조사를 하던 중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정부의 미흡한 정보공개, 낮은 의료보험수가와 백신개발에 얽힌 이익관계가 메르스사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됐어요. 이 경험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선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함을 알게 됐고 의사의 역할을 폭 넓게 바라보며 의료의 사회제도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의료의 공공복지와 자본주의적 성격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함을 깨닫고 사회탐구경진대회에 참가해 메디푸어에 대한 논문을 쓰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 에볼라에 대해서도 탐구하다가 잘 아는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싶어서 에볼라 당시 해외 긴급 구호대에 참가하셨던 신형식 교수님(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근무)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당시 에볼라와 관련해 위험지역을 어떻게 가게됐는지를 물었는데 "발병국의 국민들을 치료해야 우리 나라 국민들을 병으로부터 지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어요. 그 말이 의사의 사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저 또한 감염내과 의사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정경)

" 의대진학으로 진로를 굳히면서 의학 자율동아리 `골든타임`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어요. 동아리원들끼리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정보를 찾아 카페에 공유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의학, 뇌공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이 서로 사슬처럼 연계되어 지식의 확장을 가져왔어요. 생명과학 공부를 하는데 친구들의 관심사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이를 연구에 반영할 수 있었던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상현)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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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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