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단어로 된 해시태그가 언론지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명 `미투(#MeToo)`다. `나도 성폭행 피해자`라는 의미가 담긴 이 용어는 SNS에 성범죄 피해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미국의 배우 애슐리 쥬드가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행 전적을 폭로하자,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Me Too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밀라노가 트위터에 캠페인을 제안하자 24시간 만에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고,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시태그를 달며 자신의 성폭행 경험담을 고백했다.

한국에서는 서지현 검사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게시판을 통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에 불을 지폈다. 이를 계기로 변호사 출신 여성 국회의원, 대형 항공사 여승무원 등이 미투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충북여성단체·민주당 여성 지방의원들도 "여성 대상 성범죄의 뿌리를 뽑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미투운동 지지선언에 나서고 있다.

한 여 검사의 폭로로 이슈가 됐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2016년부터 #~계 성폭력 고발이라는 해시태그가 돌고 있었다. 당시 피해자들은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며 피해를 고발했고, 이로인해 문화부에서 지침을 만드는 소기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한다.

미투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지지를 받는 것은 성추행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좋은 신호다. 습관처럼 내뱉는 음담패설과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행태가 더이상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모두가 인식하고 스스로 조심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들불처럼 번지는 각계각층 여성들의 미투운동은 이제 남성들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여배우들은 검은색 드레스를, 남자 배우들은 `타임즈 업(때가 되었다)`이라고 적힌 배지를 차며 성희롱 문제 퇴치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였다. 정치권을 비롯한 남성 사회 리더들이 이 운동에 먼저 나서 준다면 변화의 시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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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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