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구암동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 협약 체결 기한이 연장되면서 대전도시공사의 원칙 없는 행정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본 계약 일정의 연장은 없다"고 강조해온 도시공사의 입장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혀 버렸기 때문이다.

대전시의회 김동섭 의원은 "60일간 모든 게 완료될 것처럼 장담하던 도시공사가 입장을 하루 아침에 뒤집은 점은 문제가 있다"며 "과연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 지 명확하게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무작정 10일 기한을 연장해준다는 건 하주실업에 대한 또 다른 특혜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은 26일 "공모지침서에 `부득이한 경우 1회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필요한 경우에 연장할 수 있다`고 바꿔 문제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법률적 검토를 해보니 절차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우선협상대상자의 협상기한 연장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본 계약 취소에 따른 하주실업과의 소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도시공사가 민간업체와의 사업에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유 사장은 "토지보상 등 관련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최대한 사업이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이 사업은 하주실업이 롯데쇼핑의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본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하주실업이 사업계획서에 명시한 롯데쇼핑과 롯데시네마 등 롯데 계열사의 참여가 핵심인데, 신동빈 롯데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사업 참여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유성터미널 건설 사업은 유성구 구암동 일대 10만 2000㎡ 부지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과 BRT 환승센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도시공사는 수차례 민간개발 방식으로 유성터미널을 건립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했으나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무산됐다가 지난해 사업자 공모를 다시 시작하면서 재추진됐다.

하주실업은 당시 사업제안서에서 "2020년까지 유성구 구암동 17만 3228㎡ 부지에 2760억 원을 들여 버스터미널, 백화점, 영화관 등을 갖춘 복합터미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주실업이 내달 8일까지도 롯데쇼핑의 확약서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협상권은 후순위 사업자인 케이피아이에이치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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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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