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대전 중구의 한 공원. 서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당시 3년)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B군에게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거절했다는 이유로 B군 등 2명을 주먹과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때렸다.

A군 등은 청테이프로 B군의 팔과 다리를 묶고 이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인 A군 등 2명은 구속돼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10월 법원은 또래 여중생을 성폭행 한 혐의로 C군 등 10대 9명에게 중형을 내렸다.

C군 등은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또래 여중생을 3-5명씩 집단을 이뤄 수시로 불러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성매매를 알선하기까지 했다. 대전고등법원은 C군 등 9명에게 장기 3-7년, 단기 2년 6월-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청소년 범죄가 날이갈수록 잔인해지고 흉포해지고 있다.

21일 대전지방경찰청의 최근 3년간 폭력과 금품갈취, 성폭력 등 학교 폭력 검거현황을 보면, 2015년 검거 353건, 구속 5건, 2016년 376건, 2건, 지난 해 423건, 1건으로 20%(70건)이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달 말까지 2개월 동안 70건의 학교 폭력이 발생했다.

학교 폭력 가운데 폭력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금품갈취와 성폭력도 해가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청소년의 성폭력 검거 건수는 2015년 33건에서 2016년 52건으로 36%로 급증했으며 지난 해에도 52건이나 발생했다.

교육부에서 집계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성폭력 심의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2년 성폭력 심의건수는 652건이었지만 2015년 1842건으로 4년 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다 학교 폭력이 대부분 학교 밖에서 발생하면서 사실상 교육 당국의 관리 범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학교전담경찰관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1인당 평균 10개교를 담당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지역의 학교전담경찰관은 27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전시교육청과 대전경찰청은 학교 폭력 대응을 위해 상설 협의회를 분기별로 1회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은 물론 스마트폰 등 청소년이 폭력에 노출되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학교폭력이 흉악해지고 있다"며 "교육당국에서는 학교폭력의 선도적 예방에 주력하면서 경찰청도 교육청과의 업무 협조로 학교 폭력에 관한 징계 등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