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은 서산과 태안·홍성·보령지역 해안선 151㎞에 접해 있는 250㎢ 규모의 천혜의 만이다. 오랜 기간 주민 삶의 터전이 됐지만 1987년 대규모 간척지가 조성되면서 수질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바닷물의 유동량과 유속이 줄어들고, 갯벌이 사라지면서 부영양화된 민물이 만 내로 흘러 들어 더럽혀졌다. 축산폐수와 우천 시 침적토 및 퇴적물이 무차별적으로 유입된 게 주요인이다. 그럼에도 실태 조사는 늑장 이루어졌다. 오염이 지속되면 대하와 농어 같은 고급 어류의 서식지와 산란장 피해가 확산되고, 양식어장 황폐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세울 일이다.
천수만 오염 실태는 담수호 조성 이후 얼마나 관리를 소홀히 했는 지 돌아보게 한다. 간헐적으로 수질개선에 나섰지만 원상태로 돌리기는커녕 손 쓰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무엇보다 해양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시급하다. 오염원 파악을 위해선 유관기관과 교차 조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하는 게 필수다. 도는 천수만 해양환경 살리기 협의체를 꾸려 양식어장 환경개선 대책을 논의하고, 해양환경 개선사업 추진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한다. 구호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 수질 개선 효과가 나오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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