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가 `중국산`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나왔다. 그동안 국내 원인이 없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했을 뿐이다. 한국과 중국은 산업구조가 비슷해 배출된 미세먼지의 `원산지` 구별이 사실상 어려웠던 탓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이러한 문제에 답을 찾아냈다. 중국에서 터뜨린 폭죽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된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중국 춘절 연휴기간인 작년 1월 28-30일 국내를 뒤덮은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불꽃놀이에 사용된 폭죽이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대규모 불꽃놀이를 한 곳은 중국밖에 없다. 심증에 그쳤던 `중국산` 미세먼지의 물증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 연구진은 위성관측과 대기분석 등을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의 공동조사에서도 `지난해 5-6월 기준 국내 미세먼지의 30-60%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중국은 그동안 이를 줄기차게 부인하며 과학적 입증을 주장해왔다. 두 나라의 대기 중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이 비슷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화학적 조성에서도 `중국산`임을 식별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춘절에 터뜨린 폭죽은 한국과 중국의 미세먼지를 구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대기오염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급성기관지염 환자가 처음으로 1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 해도 연간 1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진 미세먼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발생원인 규명과 정책수립을 위한 자료 축적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특히 `중국산` 미세먼지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중국에 대해서도 저감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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