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전 세계인들은 월드컵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달 가량 열리는 월드컵은 인종과 민족, 국가를 넘어 전 세계인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다.

대다수 미디어와 언론매체들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와 같은 조에 속해 있는지, 어느 날 경기를 하는 지를 제대로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물론 국내외 정치상황 등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지난해 말 `4월 전쟁위기설` 등으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세계가 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지만 올해 들어 급작스럽게 한반도가 화해 분위기 조성으로 남북정상회담 등이 열리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다른 곳을 둘 여유가 없었다. 또 하나의 대형 정치이벤트인 6·13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월드컵은 더욱 더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축구의 전력이 약해 진 것도 무관심의 한 원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 있다. 더구나 국가대표팀은 2000년 대 들어 가장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의 국가대항 평가전에서도 졸전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 때문에 32개 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16강 진출은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돌아가보자. 그 당시 축구는 IMF 고난의 행군을 갓 탈출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이었고 위안거리였다. 특히 안방에서 월드컵이 열린데다 꿈에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4강 진출의 위업까지 달성하면서 온 나라가 축구의 열기로 물들었다. 이때만큼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던 시기도 없었다.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예상과 달리 선전하면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각박하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사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월드컵을 통해 속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 기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드컵은 축구를 통해 전 세계인을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게 만든다. 우리도 얼마남지 않은 월드컵에 빠져 즐겨보자.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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