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여성의 적 자궁경부암

임신 유지와 출산 기능을 담당하는 자궁은 체부와 경부로 구성되는데,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기준 국내에서는 총 21만 4701건의 암이 발생했다. 이 중 상피내암을 제외한 자궁경부암은 3582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7%, 여성의 암 중에서는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25.0%)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으며 50대(24.5%)와 30대(17.2%)가 뒤를 이었다.

조직학적으로는 2015년 자궁경부암 전체 발생 건수 3582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97.2%, 육종(sarcoma)이 0.1%를 차지하고 있다. 암종은 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표피나 점막, 샘 조직 등 상피조직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이며, 육종은 비상피성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자궁경부암의 발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이는 성관계를 통해 매개되고,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다. 대개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인한 일과성 감염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고위험군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감염상태를 유지해 자궁경부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대부분 전혀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산부인과 진찰과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 질 출혈이다. 암 세포들이 종괴(덩어리)를 형성하면 여기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져 출혈이 생기게 된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란 폐경기 이후에 출혈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폐경 이전 여성에게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출혈이다. 이러한 출혈은 성관계 후나 심한 운동 이후, 질 세척 이후에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질 분비물의 증가나 골반통·요통, 체중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방법들은 암의 진행 정도를 고려해 선택된다. 여기에 암의 크기, 연령, 전신상태, 향후 출산 희망 여부 등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 전암성 병변이면 원추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해 치료 후 임신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침윤성 자궁경부암인 경우에는 대부분 광범위 자궁적출술(radical hysterectomy)이나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병변이 많이 진행됐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김철중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또 금연과 절주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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