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始球)는 야구경기의 시즌 개막이나 중요한 경기 등에 앞서 유명인사나 연예인이 나와서 공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시구는 경기의 흥을 돋우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보통 팀의 전설적인 선수나 지역의 유명 인사를 초청해 시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는 반드시 미국 대통령이 시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뜻 깊은 시구가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6·25 전쟁 당시 노전평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 김창헌(당시 28세·1924년생) 일병의 딸 김인석씨가 시구자로 나섰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작전 수행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은 원도종씨와 그의 손자 원영선씨가 시구·시타로 나섰다. 손자 영선씨는 육군 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최전방 GP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현충일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청주에서도 2018시즌 한화 이글스 제2구장 첫 홈경기가 오는 19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시구자 선정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구장 첫 홈경기 시구는 그동안 청주시장의 몫이었다. 하지만 현재 청주시장이 공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선거 이후라고는 하지만 당선인이 정식으로 시장에 취임하지 않은 당선인 신분인 것도 시구자로 선정하기에 부담스럽다. 당선인 신분은 시장에 준하는 예우를 할 수 있어 시구자로 나선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시는 호사가들 사이에서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인을 미리 시구자로 내정했다는 뒷말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그렇다면 올 시즌 청주구장 첫 홈경기 시구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 유공자나 그 후손으로 선정할 것을 추천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 사랑하는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시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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