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1963년 독립한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이 됐고 2년 뒤 말레이시아 연방과 갈등을 겪다가 `축출`의 형태로 독립한다.

특히 싱가포르는 좁고 천연자원도 부족해서 국민들의 먹고 살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 기업과 투자가들에게 법인세까지 면제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섰고 2010년부터 연평균 15%라는 경이적인 경제 성장률을 기록, 500배 넓은 말레이시아의 총 경제규모를 추월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는 `기적의 나라`라고도 불린다. 이런 `기적의 나라`에서 `기적 같은 일`이 지난 12일 벌어졌다. 바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다.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성주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 레드카펫에서 12초간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북미 간 정상회담은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고 북한은 확실한 체제 보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미는 회담 전 수십 차례 실무협상을 통해 이를 합의문을 담았다. 전 세계는 가장 감동적인 회담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단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25년을 끌어온 북핵문제가 조속한 해결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2000년, 2007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았던 그 문제, 한국 정치의 중요 국면마다 `북풍`의 근원으로 작용하며 정치발전의 장애물 역할을 해온 북핵 문제가 소멸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국전쟁은 끝났다`는 종전 선언까지 이뤄진다면, 분단 70년 만에 한반도의 새 역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과 전쟁리스크로 인해 주춤했던 한국의 대한 해외 투자도 활발해 질 것이고 북한도 군사력보다는 경제 부흥에 힘을 낼 것이다. 한반도의 부흥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은 기적의 끝이 아니고 과정이다. 과정 속에 수많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이를 이겨내고 기적의 끝을 보려면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대를 사는 국민들은 기적의 새 역사를 만드는 주체다. 한반도의 역사는 남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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