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다한증

땀 관련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땀 관련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땀은 인체의 냉각장치로서의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이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땀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남보다 훨씬 많은 양의 땀을 흘리는 `다한증`을 가진 사람들의 고통은 남들보다 더 크다. 다한증은 단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차원을 넘어 삶의 질 저하나 대인관계 악영향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다한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땀은 왜 날까= 땀이 나는 땀샘은 우리 피부 속에 위치한다. 또 자율신경계는 이러한 땀샘을 여닫는 역할을 한다. 자율 신경은 말 그대로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율 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나뉜다. 교감신경은 우리 몸이 긴장을 하거나 흥분이 됐을 때 얼굴이 붉어지고 혈압이 오르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는 등의 신체 조절을 담당한다. 부교감 신경은 그 반대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손과 발은 우리 생각과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으나 교감신경의 조절을 받는 땀은 그렇지 않다.

스트레스와 수면부족, 과음, 신경과민 등으로 인해 땀이 많이 날 수 있으며, 땀이 먼지 등과 범벅이 돼 땀구멍을 막으면 피부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다한증이란= 다한증이란 말 그대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다. 신체의 보호기능과 보존기능을 가지고 있는 땀이 필요한 양 이상으로 과다하게 흘리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다한증이라 한다. 특히 땀이 신체의 어느 일부분에 많이 나게 되는데 그 부위가 얼굴, 손, 겨드랑이, 발 등 이며 각각 얼굴 다한증, 손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발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발생 원인에 따라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갑상성 기능 항진증, 당뇨병, 사고에 의한 신경계의 손상, 비만 등 선행원인이 있는 경우인데 원인 질환 치료를 통해 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다한증을 고민하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뚜렷한 선행 원인이 없는 일차성 다한증이다. 일차성 다한증은 어디까지나 우리 몸 조절기능의 항진 소견이다. 때문에 다한증의 원인을 한가지로 밝혀낼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차성 다한증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 흥분 등의 심리적 상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기온이 올라가고 활동량이 많아지면 땀을 더 흘리긴 하지만 잠을 자거나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는 땀을 덜 흘리게 된다.

◇치료방법= 다한증은 교감신경계의 해부학적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교감신경의 기능이 항진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땀이 많이 난다고 해도 `이차성 다한증`이 아니면 크게 염려할 일도 아니고 굳이 치료를 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얼굴이나 손에 땀이 많이 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일, 악수, 손을 이용한 작업에 제한을 받게 되고, 겨드랑이에 땀이 많으면 블라우스나 와이셔츠가 땀으로 얼룩져 보기 흉하게 되는 등 자신감 결여, 대인 기피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내시경을 이용, 흉부 교감신경을 절제하거나 차단하는 수술로 그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

교감신경수술은 양 가슴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3-5㎜ 크기의 비디오 흉강내시경을 이용, 양쪽 교감신경을 찾아 절제하거나 차단하게 된다. 수술시간은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소요되고 흉터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과 손, 겨드랑이 부위의 다한증에 대한 교감신경수술의 성공률은 매우 높으며, 비수술적 치료방법들에 비해 매우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흉부교감신경수술의 부작용으로는 수술과정의 전기열로 눈꺼풀이 내려오는 `호너 증후군`이 생기기도 하는데 정상적인 신체구조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수술 후 해당부위에서 땀이 나지 않는 대신 새로운 부위에 땀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보상성 다한증`이라고 하며,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받거나 신경이식수술을 받기도 한다.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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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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