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덕수궁 복원정비 조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5. 덕수궁 복원정비 조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대한제국의 궁궐이었던 덕수궁이 일제강점기 내내 전체가 쪼개지고 헐리는 가운데 고종의 침전 함녕전(咸寧殿) 남쪽에 있던 광명문도 1938년 구석으로 옮겨졌다. 엉뚱한 곳에 머무르는 광명문이 80년 만에 제 자리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19일 일제에 의해 변형·왜곡된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복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사는 올해 말까지 완료된다.

문화재청은 2016년 광명문의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같은 건물지 1동을 확인해 이를 토대로 이전을 위한 실시설계도를 완성했다. 광명문 내부에 보관됐던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신기전은 대전의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보존처리된다. 흥천사명동종(보물 제1460호)은 부피와 중량을 고려해 경복궁 궐내각사지에 임시 처리장을 만들어 보존처리할 예정이다. 보존 처리를 마치면 자격루와 신기전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흥천사명동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마땅한 장소를 검토해 이전 설치된다.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축하의 의미)예식을 하기 위한 서양식 연회장 용도로 건립됐다. 하지만 순종이 거처를 창덕궁으로 옮긴 후에는 덕수궁 공원화 사업 때문에 같이 훼철됐고 이후에는 아동 유원지로 활용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돈덕전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마쳤으며, 현재는 복원 설계 중이다. 2021년 완공 예정이며 복원되면 대한제국과 관련한 자료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덕수궁 선원전은 2038년까지 3단계로 복원이 추진된다.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건물이다. 1900년 10월 화재로 불타게 되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로 옮겨 1901년 복원됐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한 후 모두 없어졌다. 선원전 권역인 정동부지는 2011년까지는 미국대사관, 경기여고 등의 부지로 사용됐으며, 이후 교환된 부지 사이에 경계벽이 설치되고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이 지난해 말 완공되면서 복원이 시작됐다. 올해는 선원전 지역의 발굴조사를 위해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들을 철거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일제에 의해 훼철되고 변형·왜곡된 궁궐의 위상을 회복하고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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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덕수궁 복원 투시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4. 덕수궁 복원 투시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3. 돈덕전과 석조전 애뉴얼리포트(1911년 조선총독부)                사진=문화재청 제공
3. 돈덕전과 석조전 애뉴얼리포트(1911년 조선총독부) 사진=문화재청 제공
현재의 광명문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현재의 광명문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덕수궁 국장화첩(1919년) 광명문  사진=문화재청 제공
덕수궁 국장화첩(1919년) 광명문 사진=문화재청 제공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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