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아티스트' 김태호 작가 첫 개인전

최근작-내재적근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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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작가는 `철`을 닮았다. 순해보이는 얼굴과 다소 느린 말투를 가졌지만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의지는 철처럼 단단하고 날카롭다.

28살의 젊은 청년작가인 그는 작가가 된 지 3년 만에 대전 보다아트센터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개인전을 열며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 대해 "세상에 저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나이와 경력이 많다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며, 어린 나이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작가는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감정 없이 가만히 있을 때 느꼈던 공허함과 허무함을 그는 `죽음`이라 칭했다. 감정이 죽어있다면 그도 죽은 것이다. 김 작가가 작품을 만들고 작업하는 시간만이 그의 `삶`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초기작과 최근 작품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2015-2016년 제작된 그의 초기작의 경우 꽃잎 모양의 철판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제작됐다. 날카롭고 유연한 조각들이 조명을 만나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빛을 낸다. 꽃잎들은 작은 인체가 되기도 하고, 벽을 가득 채우는 해바라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조각`들은 꽃잎에서 `돌조각`으로 변했다. 덩어리와 덩어리가 부딪치면서 부서지는 듯한 모습의 최근작은 웅장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주며 달라진 작가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김 작가는 최근작들에 대해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고 말이 없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건네고 싶었다"며 "작품을 구성한 조각 하나하나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이 군중이 되었을 때 힘이 생기는 것처럼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보다아트센터에서 2016년부터 진행된 지역 신진작가 지원전인 `헤드라이트`전의 우수작가로 선정되면서 열리게 됐다. 2016년과 2017년 참여한 헤드라이트전을 통해 어린 나이 답지 않은 탄탄한 기본기로 주목받았다. 김 작가는 "헤드라이트전을 통해 지역의 신진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며 "이를 통해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졸업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목원대 후배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를 우수작가로 선정한 정경애 보다아트센터 관장은 "김 작가를 선정한 이유는 작가정신과 작가태도에서 그가 끝까지 작업을 이어갈 사람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그를 선정했다"며 "그는 겉 멋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작업으로 2회에 걸친 헤드라이트 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대에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라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내놓을 일만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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