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밥을 먹고, 나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노래하고.`

지금은 해체를 선언한 인기 걸그룹 시스타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나혼자`의 가사 중 일부다.

대중가요 가사는 사회현상을 잘 반영한다.

`나혼자`가 발표됐던 2012년 때만해도 1인 가구는 453만명이었지만, 5년 사이 20%가 넘게 증가했다.

21일 통계청이 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561만3000가구로 2016년보다 17만9000가구(3.3%) 늘었다. 전체가구(1959만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0.6%p상승한 28.7%로 집계됐다. 세 집당 한 집꼴로 나홀로 가구가 되는 셈이다.

2035년이 되면 1인 가구는 34.3%, 대부분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2인 가구는 34%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아한 1인가구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혼밥` `혼술`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우울지수를 높인다는 연세대 의대 김태현 교수팀의 연구결과만 봐도 나홀로 가구의 모습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이성림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잠도 잘 못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먹고 자는데서부터 1인가구의 삶의 모습은 낙관적인 수치를 찾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최근 미디어는 1인 가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1인 가구가 마치 최신 라이프 스타일 혹은 트렌드인양 문화로 포장하려고 한다.

1인 가구는 문화도 아니고, 이상적인 트렌드도 아니다. 욜로, 휘게 같은 그럴듯한 용어의 내면에는 기대감 없는 삶에 대한 일종의 절규와 희망없음을 대변한다.

2035년에 7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는 210만5000가구, 65세 이상의 가구주 가구는 902만5000가구로 늘어난다고 한다.

고독사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홀로 노년을 보내야 하는 복지 난민 역시 증가 할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혼자 사는 삶이 마치 멋있고, 편하다`는 이미지와 늬앙스를 풍기는 TV 프로그램 제작방식이 좀더 현실적인 모습이 담긴 내용으로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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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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