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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연극과 인간관계에서의 '호흡'

2018-07-11기사 편집 2018-07-11 09: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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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잘 맞춰!"

연출선생님의 묵직하지만, 예리한 목소리가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연극연습을 하다보면 '호흡'에 신경 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호흡'은 말 그대로 자신의 발성, 대사를 뱉기 전 숨고르기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 배우와의 대사, 감정, 행동과의 조화를 의미한다.

열심히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혼자 연기연습을 해도, 정작 상대배우와 연기를 맞추다보면 이상하게 혼자 겉돌 때가 있다. 마치 살아있지 못하고 혼자 죽은 연기를 하는 느낌이다. 이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필자는 연극 '만리향'을 통해 극중 아내로 살면서 '호흡을 맞춰라'라는 의미를 그때서야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상대의 기분, 말투, 상황은 같은 대사라도 매순간 다르다. 그렇기에 상대방 배우와 함께 호흡하고, 서로 집중해야지만, 진짜 감정이 나올 수 있다. 즉, 상대 배우와 제대로 호흡을 맞춰서 연기가 무대에 보여질 때, 관객은 배우들간의 농밀한 연기호흡을 보면서 '진정성'을 느끼고 극에 더욱 몰입한다. 달리 말하면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연기를 보면 관객들은 귀신같이 '가짜감정'이라는 것을 바로 눈치 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 이웃들 등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과의 '호흡'은 아주 중요하다. 처세술의 전문가인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의 '바이블'이라고 일컫는 '인간관계론'에서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진정성'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타인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상대방이 관심 갖는 것에 자신도 함께 관심 갖는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된다고 한다. 즉, 인간관계에 있어서나 연극에 있어서나 '호흡'을 잘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의미한다. 결국, 서로 '호흡'하지 않는 관계는 무너지며, 서로 '호흡'하지 않는 연극은 외면받게 된다. 장은숙(연극배우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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