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호기심에 엄마의 아반떼 차를 운전한  A(9)군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던 차량을 파손했다.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11일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호기심에 엄마의 아반떼 차를 운전한 A(9)군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던 차량을 파손했다.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초등학생이 호기심에 엄마 승용차를 몰래 운전하다 차량 10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11일 대전 동구 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3학년 A(9)군은 오전 8시 12분쯤 엄마가 다른 일을 하는 사이 차량 열쇠를 갖고 나와 지상 주차장에 있던 엄마의 아반떼 승용차를 몰고 나갔다.

A군은 도로를 달려 동구청으로 향해 동구청 지하주차장을 돌고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왔다가 다시 동구청 지하주차장과 대형마트를 지나 다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돌아왔다. A군이 운전한 거리는 총 7㎞로 무려 47분 동안 차량을 몰았다.

이 과정에서 A군은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1대, 동구청 지하주차장에서 7대, 마트 주변에서 1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대 등 차량 10대를 들이받았다. 차량들은 일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A군은 차선을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고 교통신호를 준수하는 등 능숙하게(?)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열쇠를 들고나와 승용차를 몰고 나간 것을 뒤늦게 확인한 엄마는 "아들이 승용차를 운전하고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하고 나오는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과 게임에서 운전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동구청과 마트 등은 평소 엄마와 자주 다니던 곳이라 길을 잘 알아 그쪽으로 운전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만 9세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법 청소년을 의미하는 촉법소년에도 속하지 않는 형사책임을 면할 수 있는 대상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제주에서 초등학생이 부모가 장을 보러 간 사이 몰래 자동차를 몰다 사고를 냈다. B(12)군은 제주시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부모 소유의 차량을 운전해 주차돼 있던 승용차 5대를 파손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1명이 차를 피하려다 넘어져 다쳤다. 주변 행인이 차가 잠시 멈춘 사이 문을 열고 운전대를 잡은 B군을 제지하면서야 소동이 끝났다.

경찰 관계자는 "10세 미만이라 처벌은 할 수 없다"며 "파손된 차량의 보상 문제 등은 A군의 부모와 피해자들과 민사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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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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