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기간 중 학교 석면 철거 공사로 인해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공사 기간 동안 문을 닫음에 따라 타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이나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여름 방학기간 중 석면 철거 공사를 실시하는 초등학교는 동부 지역 9개교, 서부 지역 7개교 등 16개교로, 이들 학교는 최대 55일 동안 방학을 실시한다.

일선 학교는 방학 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안내했으며, 인근 학교나 아동센터 등 타 시설에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실이 아닌 식당 등 다른 건물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우선 돌봄교실을 운영하도록 했으며,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학생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인근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시교육청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맞벌이 등 이유로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존 돌봄교실에 정원이 가득 찬 상황에서 추가로 인원이 늘어날 경우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학부모의 요구가 있으면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학생들의 안전도 학교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고, 돌봄전담사 배치 등 할 수 있는 지원은 모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학교나 아동센터와 연계해 돌봄을 지속하는 대전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오는 21일부터 방학이 시작되는 충남 지역 A초등학교는 5월쯤 가정통신문을 통해 냉난방기 교체 시 석면 분진 발생으로 돌봄유치원, 돌봄교실, 영어캠프, 방과후학교 등 방학중 학사일정 전면 중단한다고 안내했을 뿐 이렇다할 조치가 없어 일부 학부모들은 비상이 걸렸다.

해당 학교는 가정통신문 발송 이후 학부모들로부터 돌봄교실에 대한 문의전화가 없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학부모는 "석면 가루가 날릴 수 있어 부득이 방학기간에 돌봄운영을 못한다는데 이해는 된다"며 "하지만 맞벌이 부부는 한달간 답이 없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건의가 있었으면 협의를 해서 반영했을텐데 어떠한 건의도 없었다"며 "자녀를 돌볼 수 없는 사정이 있는 학부모도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냉난방기 교체지만 앞으로 석면 해체 공사가 또 있을텐데 도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성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