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용량 신기록 행진은 일찍 찾아온 폭염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안이한 수요예측도 문제가 있다. 지난 5일 올 여름 최대전력 수요시기를 8월 둘째, 셋째 주로 예상했지만 지난 주 이미 시작됐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여야 하는데 사용량을 줄이긴 마땅치가 않다. 할 수 없이 쉬고 있는 원전을 돌리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원전 24기 가운데 현재 16기만 가동 중인데 21일 1대, 다음달 1대 등 2대를 추가로 가동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쉬는 원전은 지난해 여름 8기, 겨울 10기보다도 적어지게 된다. 정부가 탈원전을 내세우면서도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탈원전 정책이후 태양광 시설로 전국의 산림과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값싼 원전 대신 늘어난 가스와 유연탄 발전으로 한전의 적자가 쌓여 전기료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급증하는 전력사용으로 전력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정확한 분석도 없이 원전만 줄인다고 탈원전이 되는 게 아니다. 공급대책을 확보한 뒤에 원전을 줄여야 한다. 급하다고 원전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면 첫 단추부터 잘 못 꿴 것이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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