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4번 문항'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합격 좌우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이 유성고등학교 3학년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유성고등학교 제공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이 유성고등학교 3학년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유성고등학교 제공
"자기소개서 작성은 태권도와 같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공략해야 합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기소개서 특강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의 핵심을 이 같이 설명했다.

최 국장은 자소서를 읽는 평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써야 한다고 전제한 뒤 내용은 짧고, 쉽게,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에 기술하는 4번 문항은 지원 동기, 전공 관련 노력 등 면접과 직결돼 가장 중요하다"며"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 자소서를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소서 4번 문항의 작성내용이 합격 당락을 결정짓는 주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로계획 문항과 관련해서는 지원하는 전공의 모든 교육과정을 그대로 나열하기보다는 3개 이하의 강의를 선택해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최 국장은 이 문항과 관련해 "진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요약했다.

그는 "`좋은`,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보다 `교과서 구성이 산만해 새롭게 편집해서 가르쳐 보겠다`라는 서술이 훨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진로계획은 대학 졸업 후보다 대학 재학 중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 어떻게 지식을 습득할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4번 문항이 없는 경우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등을 집약한 지원 동기를 1번과 2번 문항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며 최 국장은 조언했다.

최 국장은 그러면서 상투적이거나 거창한 표현을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예를 들면 `세계평화, 민주주의 발전, 의료혁신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관련 학과에 지원했다`는 방식의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지원동기는 오히려 감점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소서 1번과 2번은 각각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묻는다. 그는 이 문항들에 대해 "내용구성은 학업에 대해 지적호기심을 나타내고 몰입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게 좋다"며 "지원동기, 책, 인터넷 등 매체를 활용한 지식습득과정을 담아내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교과내용과 연결시켰는 지 구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습 방법을 바꿔 성적이 향상됐다` 등의 설명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은 지원자들이 이미 활용했던 소재로 참신성 측면에서 평가자들로부터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혔다.

지원자의 인성을 확인하는 3번 문항은 사람의 됨됨이가 아닌 공동체 역량, 즉 사회성을 주로 평가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 국장은 "3번 문항에서는 개인 위주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서 희생정신, 공정성, 역할분담 능력, 합리적 설득 능력 등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야 평가자의 눈에 띌 수 있다"고 말했다.

자소서 작성 시 지양해야 할 것은 `장문이 많은 글`, `읽기 어려운 글`, `주장에 대한 근거가 없는 글`, `구체적이지 않은 글`, `강요하는 글` 등을 꼽았다.

최 국장은 단문과 장문의 비율이 7대3, 8대 2 정도일 때 이상적인 글이라고 소개한 뒤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메시지,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주제`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시어와, 접속어를 남발하지 말고 평가자를 대상으로 당연하거나 쉬운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글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국장은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문단별 소제목과 관련해 "문단의 내용과 일치해야 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작성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전달했다.

이와 함께 두괄식으로 쓸 것을 제안하며 첫 문장에 학업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전공적합성을 잘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소서 작성 시 자신의 장점과 역량을 평가자에게 강요하듯 부각시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하고자 하는 말을 처음부터 주제를 던지듯 전공에 대한 적합성과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자소서 작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학생들은 모범 자소서의 틀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잘 녹여낼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며 "지원자들은 학생부를 확인해 `교과 내 연계`와 `교과 간 연계`를 한 활동이 없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수 유성고 교장은 "자소서 작성 시 동기, 과정, 결과, 의미, 변화의 구조를 기억하고 이에 맞춰 작성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번 특강이 대입 합격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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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이 유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유성고등학교 제공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이 유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유성고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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