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40도에 육박한 기온을 기록하면서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이번 여름 기온이 100년만의 최고 기온이라고 하니 올 여름 날씨는 최악이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산과 바다에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올해 여름 피서객들의 행선지는 산과 바다보다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으로 옮긴 듯 하다. 올해 더위가 산과 바다에서 식힐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다와 산에 가더라도 더위를 피할 수 없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대형마트에서 자녀들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며 더위를 피하는 알뜰족들이 늘었다고 한다. 이 같은 폭염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구촌 곳곳이 심각한 폭염에 휩싸이며 펄펄 끊고 있다. 일본은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고 미국 LA의 낮 최고 기온은 42도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북유럽 스웨덴에서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겨울 도시인 러시아의 모스크바 역시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섰다. 바다로 피서를 왔던 피서객들이 더위를 참지 못하고 다시 에어컨을 찾아 해변을 떠난다고 하니 올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 실감케 한다. 더운 날씨를 식히기 위한 한줄기 비 소식도 감감 무소식이다. 잠깐 내린 소나기가 오히려 습도를 높여 더위를 더 가중시키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정치권은 더욱 끊고 있다. 여야 각 정당들이 새로운 당 대표 등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자들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각당 후보들은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각종 공약을 내걸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약속한 공약들이 실현된다면 국민들의 삶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약속을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정치인들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입에 발린 공약들을 내놓을 때마다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감 하락은 물론 혐오감마저 들게 한다. 국민들은 폭염 속에서 취업난과 경제난 등에 허덕이고 있다. 국민들은 폭염 속 잠시 내리는 소나기가 아니라 폭염을 식혀줄 수 있는 시원한 비소식을 기대한다. 국민들이 폭염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새롭게 선출되는 정치지도자들이 민생을 위해 힘을 모으길 기대해본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