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역 정계 인사들이 각 정당 지도부 입성을 노리면서 영·호남 중심의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가 감지된다.

`선거의 풍향계`, `캐스팅 보트`라는 수식어로 알 수 있듯 충청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영·호남 지역주의가 상당 부분 완화됐고, 지역 출신 인사들이 각 정당 지도부로 입성한다면 충청 정가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은 7선의 이해찬 의원(세종)이다. 이 의원은 `민주정부 20년 집권`, `강력한 리더십과 당의 단결`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노리고 있다. 이 의원은 당권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거치며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를 지녔고, 친노·친문그룹의 핵심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세종을 지역구로 하고 있지만 중앙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해 대전·충남과 교류가 활발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명선 논산시장도 기초단체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민주당 최고위원 입성을 노리고 있다. 최근 기초단체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며 기초단체장의 지지를 강력하게 받고 있어 최고위원 전망이 밝다. 최근에는 대전시의회, 충남도의회,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까지 받으며 기초단체장 출신 최고위원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를 언급하기 이른 면이 있지만 자유한국당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끝난 후 충정 지역 정계 인사들의 지도부 입성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를 비롯해 4선 중진의 정진석(공주·부여·청양)·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당 대표 후보군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영남을 지지 기반으로 삼은 한국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 `영남 중심주의`를 지우고, 외연 확장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에 연고를 둔 신용현·김수민 의원(비례)도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신 의원은 1984년 연구원 시절부터 대전에 터전을 마련해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활동을 하며 대덕 연구단지와 관련된 다양한 입법활동을 펼쳤다. 청주 출신 김수민 의원도 "국민의 삶을 위한 새로운 정책 콘텐츠의 중심에 바른미래당 청년들이 있도록 정치의 신선도를 올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충청 정가 인사들의 잇따른 지도부 도전은 한국의 정치 지형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충청 정가의 위상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각 정당의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충청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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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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