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옥천지역에서 신라가 능선을 따라 조성한 산상군사도로 유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충북도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의료기기 산업단지 예정지인 옥천 읍 서대리 431 일대를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문화재발굴조사한 결과 7세기 무렵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도로유구(건물의 자취) 등의 유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연구원은 "문헌과 출토유물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늦어도 7세기 이후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기 위해 조성한 군사도로 즉 관도(官道)로 추정된다"며 "국가가 직접 관리한 도로인 관도가 신라 수도 경주가 아닌 지방에서 확인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도로유구가 나온 지역은 경주, 대구, 김천, 대전, 공주를 잇는 선상에 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이다. 해발 150-160m 정도인 능선 정상부에서 남동-북서방향으로 직선에 가깝게 약간곡선을 그리는 형태다.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는 322m이며, 폭은 5.2-5.6m, 최대 깊이는 90㎝다.

노면에서는 바퀴사이 너비가 110-170㎝, 바퀴 폭 10-20㎝, 깊이 5-20㎝인 수레바퀴 흔적을 비롯해 사람과 동물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도 확인됐다.

정춘택 충북도문화재연구원 팀장은 "동물이 수레를 끌었다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당시수레바퀴 사이너비가 140㎝ 안팎이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는데, 이번 발굴 성과가 신라수레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유물은 7세기 신라토기 조각과 고려청자, 조선백자 조각이 다양하게 출토돼 이 길이 신라부터 조선 전기까지 군사상 도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편, 1886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작성한 지형도에는 해당 도로가 소로로 표시됐다. 주변지역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구덩이 유구,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광묘, 조선시대 청동 숟가락도 출토됐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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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제2의료기기산업단지조성 사업부지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산상군사도로에 수레바끌었던 동물발자국과 수레를 끌었던 동물발자국 모습. 사진=충북도문화재연구원 제공
옥천 제2의료기기산업단지조성 사업부지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산상군사도로에 수레바끌었던 동물발자국과 수레를 끌었던 동물발자국 모습. 사진=충북도문화재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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