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의 아침.  사진=Gallery Show 제공
혜산의 아침. 사진=Gallery Show 제공
압록강 건너 편, 가장 가깝고도 먼 사람들을 프레임 속에 담은 조천현 작가의 사진전 `압록강 건너 사람들`이 내달 10일까지 서구 정림동 `Gallery Show`에서 열린다.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인 압록강의 중국쪽에서 북한사람들을 2008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촬영했다.

작가는 잃어버린 지난 시절의 기억을 찾을 수 잇는 옛 풍경들을 만나기 위해 압록강을 수차례 찾았다. 작가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북한을 바라보면서, 그곳이 정지된 사회가 아니었고 그곳에도 자유가 있고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작가가 10년 동안 다니며 찍은 압록강 건너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금 껏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되돌아보게 만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말해준다.

조·중 접경지역은 유라시아의 대륙으로 향하는 한반도의 관문이기도 하다. 또 언젠가 남북이 통일되면 압록강과 두만강은 한반도의 국경선이 될 것이다.

압록강의 조·중 접경지역에서는 북한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강 폭이 좁은 곳에서는 북한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북한과 중국은 하천 수면을 공유하고, 공동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압록강은 국경이라기보다 양안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다. 우리 민족의 생명의 강인 압록강은 지금도 유벌공이라 불리는 뗏목꾼과 어부들이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제70회 아사히 국제사진전에 입선하는 등 사진 작가로 활동함과 동시에 KBS 일요스페셜 `현지르포, 두만강변 사람들` 등을 연출하는 등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신경림 시인은 작가의 사진을 두고 "우리는 너무 똑같다.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손목이 같고, 들일하는 남정네들의 허리가 같다. 물장난하는 아이들의 함박웃음이 같고 장마당을 메운 장꾼들의 아우성이 같고, 닮았다는 말로는 모자라, 똑같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압록강 이쪽으로 또 저쪽으로 떨어져 어언 70년 넘게 살아 왔건만 우리의 본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 사진들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압록강 건너편의 사람들의 단편을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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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갈이 하는 사람들  사진=Gallery Show 제공
밭갈이 하는 사람들 사진=Gallery Show 제공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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