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 중인 휴대용 손 선풍기 중 10개가 넘는 제품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서울 시내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에서 손 선풍기를 구매한 뒤 정부 연구용역과 학술연구 등에 사용하는 측정기 `EPRI-EMDEX2`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바람개비가 없는 1개 모델(한국산)만이 거리에 상관없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았고, 바람개비가 있는 나머지 12개 모델(중국산 9개·한국산 1개·미확인 2개)은 측정기와 밀착시켰을 때 평균 647.7mG(밀리가우스)의 전자파를 뿜어냈다.

전자파가 발생하는 손 선풍기 12개 모델 중 1개 제품의 전자파 수치가 50mG였고, 나머지 11개 제품은 낮게는 281mG, 높게는 1천20mG의 전자파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정부가 따르는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은 833mG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인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인데 센터가 전자파를 측정한 손 선풍기 중 4개 제품이 이 기준을 초과했다.

다만, 손 선풍기를 전자파 측정기에서 멀리 떨어뜨릴수록 전자파 수치는 크게 낮아졌다. 전자파 세기는 거리의 제곱, 또는 세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라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손 선풍기를 5㎝만 떨어뜨려도 전자파는 2.4-60.6mG(평균 38mG)로 낮아지지만, 이 역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전자파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25㎝ 이상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고 센터는 강조했다.

실제로 손 선풍기를 전자파 측정기에서 25㎝ 떨어뜨렸을 때 전자파는 0.2-1.0mG(평균 0.57mG)로, 30㎝ 떨어뜨렸을 때 0.1-0.6mG(평균 0.38mG)로 감소했다. 전자파 수치가 0.3mG 이하로 나타나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손 선풍기 손잡이 부분에서도 37.4-168.8mG(평균 85.8mG)의 전자파가 검출됐다"며 "이왕이면 책상 등 평평한 곳에 손 선풍기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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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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