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되고 있는 폭염과 함께 장기간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늦은 밤에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전부터 불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잠자리에 들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흔히 수면장애라고도 불리는 불면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총 56만 8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42만 5077명보다 13만 5778명(31%) 증가한 결과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남성에서는 21만 7553명의 불면증 환자가 나왔는데, 여성에서는 이보다 많은 34만 330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연령대별 환자 수를 보면 남성에서는 70대에서 가장 많은 4만 6666명의 환자가 나왔으며, 60대(4만 6374명), 50대(4만 2780명) 순이었다. 여성에서는 50대(7만 9996명)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또 60대(7만 552명), 70대(5만 7946명), 40대(5만 2900명)가 뒤를 이었다. 대전에서는 2013년 1만 4212명, 2014년 1만 5773명, 2015년 1만 7039명, 2016년 1만 7820명, 2017년 1만 7968명의 불면증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았다.

불면증은 평소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환경 변화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불면증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에도 신경계가 긴장, 불면증이 지속되고 심해질 수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시적으로 겪는 불면증의 흔한 원인은 여행으로 인한 시차, 새로운 직장 등으로 인해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바뀌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대부분 며칠만 지나면 증상이 완화된다. 만성적인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통증, 관절염, 두통, 호흡곤란 등 증상과 불면증이 동반될 수 있다. 각성제, 스테로이드제, 항우울제, 교감신경 차단제 등 약물이나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 지나친 음주도 불면증의 한 원인이 된다. 소량의 술은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음주로 인해 잠이 자주 깨고 숙면이 어려워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불면증은 적어도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이로 인한 낮 동안의 피로감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진단한다. 불면증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일기를 통해 본인의 수면 습관을 확인하는 것이다. 수면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일기 형식으로 쓰는 것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잠에서 깨는 횟수와 시간 등을 기록한다. 수면일기를 씀으로써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하기 않다는 등 잘못된 수면 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재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이밖에 원인 진단을 위해 뇌파검사, 근전도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하루 정도 수면을 취하면서 하는 검사(수면다원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불면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수면 습관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낮잠을 피해야 하는데 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잠을 못자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 잠자리에 누워서 10분 이상 잠이 들지 않으면 계속해서 잠을 청하기 보다 일어나서 단순한 작업을 하며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해야 하며,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절염, 두통과 같은 통증 질환이나 호흡곤란이 있는 심폐 질환이 있는 경우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도 자주 깨기 때문에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되야 한다.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되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증 등 각종 정신질환 등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며 "수면장애가 있으면 초기에 병원에서 적절한 진단을 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